주택시장에서 새아파트 신드롬이 강하게 불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로 공급이 위축되면서 새아파트 대기수요가 적체됐고, 지속적인 전셋값 상승에 1%대 기준금리까지 맞물리면서 새아파트로 내집마련에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다. 기존아파트는 커뮤니티시설이나 단지 조경 등에서 새아파트의 주거환경을 따라갈 수 없고, 주차장을 대부분 지하화해 자녀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새아파트의 쾌적한 주거환경을 선호하는 수요자가 늘었기 때문.
부동산 114의 2014년 신규아파트 분양가와 기존아파트(재건축 제외)의 시세 편차를 살펴본 결과, 서울은 신규아파트 분양가가 3.3㎡당 362만원이 높았다. 전용 84㎡(구 33평) 아파트값으로 환산하면 신규분양아파트를 매입하는 비용이 기존아파트 매입가보다 무려 1억1913만원 더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도권 다른 지역도 비슷해 경기와 인천도 각각 3.3㎡당 139만원과 332만원의 큰 격차를 보였다.
이처럼 신규아파트의 가격 부담이 큰데도 수요자들이 몰리는 이유로는 ‘삶의 질’ 차이가 주요하게 꼽히고 있다. 노후화가 진행되는 단지의 경우 유행이 지난 구식평면이 많고 발코니에서 물이 새거나 바람이 드는 경우가 많아 많게는 수천만원의 수리비용이 든다. 내부를 수리한다 해도 주차 불편이나 편의시설 부족, 허름한 외관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지하주차장이 없고 주차공간이 부족한 노후단지의 경우 2중, 3중 주차를 불사해야 해 귀가 시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지상에 주차된 차량으로 아이들이 다치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최근 새아파트의 경우 주차공간을 지하화하고 지상에 녹지나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다양한 놀이공간을 조성하는 추세여서 자녀를 둔 수요자들에게 선호도가 높다. 웬만한 피트니스센터나 키즈카페, 문화센터에 가지 않고도 운동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시설도 신규아파트의 가치를 높이는데 한몫 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2013년 분양한 평촌 더샵아파트는 1·2순위 청약 4.61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조기에 완판돼 현재는 5000만원 안팎의 웃돈이 붙어있다. 노후아파트 일색인 평촌신도시에 20년만에 짓는 새아파트로 새집으로 이사를 가고 싶어도 자녀교육이나 생활편의성 때문에 평촌을 떠나지 못하는 평촌 거주자들이 몰려서다.
금천구 독산동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03년 이후 10여년간 금천구에 공급된 신규아파트가 475가구에 불과할 정도로 대기수요가 적체된 상황에서 지난해 공급된 '롯데캐슬 골드파크' 1·2차는 단기간 계약을 마감하며 현재 최고 3000만원까지 웃돈이 붙어서 거래되고 있다. 특히 작년 서울 평당 평균 분양가(1894만원)보다 400만원 이상 낮은 수준으로 공급돼 광역수요도 몰렸다는 평이다. 분양 관계자는 "해가 지날수록 오르는 전셋값에 이 참에 아예 집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3차 분양을 앞두고 인근 관악, 영등포 등 광역수요 문의가 꾸준한 편"이라고 전했다.
'롯데캐슬 골드파크'는 연면적 약 70만㎡의 복합단지 개발사업으로 4300여가구의 주거시설, 호텔, 초등학교, 경찰서, 대형공원 등이 들어서고, 도보 거리에 금천구청과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 금나래아트홀과 도서관, 안양천 수변공원 등을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인프라를 갖췄다. 오는 4월에는 전용면적 59, 84㎡ 총 1236가구 규모의 3차분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용인시 수지구에서도 새아파트가 나온다. 수지구 풍덕천동은 2005년 이전에 분양한 노후아파트가 밀집되어 있으며 최근 10년 동안 새로 공급된 아파트가 많지 않아 수요자들이 신규 아파트 분양소식을 기다렸던 곳이다. 대림산업이 이달 분양하는 ‘e편한세상 수지’는 내년 개통예정인 신분당선 연장선 성복역(예정) 인근에 들어서는 역세권 아파트로 단지 바로 옆에 정평공원과 성복천이 있다. 전용면적 84~103㎡, 총 1237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 훈풍으로 집값이 상승세로 접어들면서 신규분양아파트의 가격 저항이 낮아지고 청약경쟁률이 치솟는 등 매수세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기존아파트를 매입할 경우 한번에 목돈이 들지만 신규분양아파트는 입주 때까지 자금부담을 늦출 수 있고, 향후 수리비용과 주거 불편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가격 격차는 크지 않다는 인식이 강해 당분간 신규분양아파트의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