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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수술로 마음까지 치료…한양대병원 김정태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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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병원 성형외과 김정태 교수가 국내 성형산업의 현주소와 재건성형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한국 사회에서 성형수술은 이중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인구당 성형수술 건수가 세계1위를 차지할만큼 대중화됐지만, 사회적으로는 여전히 성형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존재하기때문이다. ‘성형 강국’이란 수식어는 한국의 성형 의술이 발달했다는 뜻인 동시에 과도한 성형 열풍을 비판하는 의미가 담겨있기도 하다. 특히 최근에는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늘어나면서 ‘성형 한류’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에 경제적인 도움을 주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한국의 대외적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현실이다.

한양대학교병원 성형외과 김정태 교수도 성형 한류를 이끄는 사람 중 하나다. 그러나 그의 수술 분야는 흔히 알려진 성형수술과는 조금 다르다. 얼굴은 물론 손과 발, 팔이나 다리 등 온 몸이 그의 수술 분야다. 때로는 몸에 ‘없던’ 신체 부위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모두에게 인정받는 성형 강국을 만들고 싶다’는 그를 26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 진료실에서 만났다.

김 교수는 재건성형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김 교수는 “미용성형이 외모를 더 ‘예쁘게’하는 수술이라면 재건성형은 기형 등 일반 사람들과 조금 달랐던 신체 부위를 비슷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내장기관을 제외한 모든 부위를 다 수술한다. 눈에 보이는 곳은 다 수술 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재건성형은 쉽지만은 않은 분야다. 수술 시간은 보통 6∼8시간 정도인데, 몇년 전에는 40시간 꼬박 수술을 한 적도 있다. 김 교수는 “얼굴과 목 쪽에 혈관 기형이 있는 환자였는데 수술을 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수술 후 다행히 환자가 완쾌돼 지금은 공무원 생활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긴 수술을 할때면 고되지만 환자들이 잘 지내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힘든 것이 사라진다”며 웃었다.

그에게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신체 뿐 아니라 마음도 치료됐다”고 말한다. 수술을 받기 전까지 다른이들의 시선에 오랫동안 심리적 고통을 받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한국 사회는 특히 남들과 다른 외모에 대해 더욱 민감한 곳이어서 혹이나 기형이 있으면 사회생활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환자들은 수술 후 삶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신체 변화만큼 심리 변화도 크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한국의 성형’이라고 하면 대부분 미용성형을 떠올리지만 재건성형도 한국의 수준이 상당히 높다. 아시아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실제 그에게 수술을 받기 위해 한국 땅을 밟는 환자들이 많다. 그에게 배우기 위해 해외에서 학생들이 찾아오는 것은 물론, 일년에 몇차례씩 해외에 나가 강연을 한다. 지난 2011년부터는 국제구호단체인 기아대책을 통해 해외 환아의 수술을 무료로 집도하고 있다. 수술비는 기아대책과 한양대병원이 50%씩 부담한다. 지난달 기아대책을 통해 김 교수에게서 수술을 받은 잠비아 소녀는 한국을 떠나면서 “성형외과 의사가 돼 아이들을 돕고 싶다”고 말해 감동을 안겨줬다. 김 교수는 “수술을 받은 아이들 중 나중에 커서 의사가 되겠다는 아이들이 많다. 그 말을 들으면 보람이 느껴진다”며 “청진기를 선물로 주기도 한다”며 웃었다.

그는 성형 산업이 미용 수술 쪽에 집중된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교수는 “아무래도 미용 수술이 수익적인 부분에서 더 낫다보니 전문의들도 미용수술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고 사회적 인식도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건성형은 환자의 삶에 꼭 필요한 수술이지만 보험이 안돼 비용 부담을 느끼고 포기하는 환자도 많다. 국가는 물론 대기업 사회공헌 등의 지원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억에 남는 환자 사례나 수술할때 고민했던 내용 등에 대해 틈틈히 글을 쓰고 있다. 언젠가 자신의 수술 이야기가 담긴 책을 내는 것이 그의 목표다. 김 교수는 “재건성형 분야를 알리고 기형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깨고 싶어서 출판사에 이야기도 해 봤는데 ‘그런 책은 안 팔린다’며 미용 성형에 대한 책을 내는 것이 어떻냐고 하더라”며 웃었다. 그는 “앞으로 대규모 재건성형수술 전문 센터를 설립해 환자들을 치료하고 후배 양성도 하고싶다”며 “저는 어렵게 이 길을 왔지만 후배들이 보다 쉽게 높은 수준에 오를 수 있도록 교육하고 싶은 바람”이라고 밝혔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