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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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애완동물 옥상에서 내던져 죽이고서도

"토끼가 말 안들어서 집어 던졌다"

아내가 키우던 애완토끼를 옥상에서 내던져 죽인 사건이 알려져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지난 25일 A씨는 친구와 바람도 쐴 겸 커피를 사들고 한 대학교의 높은 곳에 올라가 서울 시내 경치 구경을 하고 있던 도중 갑자기 '가만히 있어 XX야!' 라는 말을 듣게 돼 그 소리가 나는 곳으로 시선을 향했다.

A씨는 "주택 옥상에서 어떤 할아버지로 보이는 분이 흰색 물체를 한 손으로 집더니 이걸 그대로 옥상 밖으로 내던졌다"며 "순간 잘못 본 게 아닌가 하고 어리둥절했지만, 분명 그것은 흰색 털을 가진 동물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신을 차리고 난 뒤 일단 증거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사진을 찍었는데, 핸드폰 카메라라 화질이 좋진 않았지만 흰색 티셔츠를 입은 그 할아버지의 모습은 찍혔다"면서 "(경찰에 신고하기 전) 강아지가 아닐 수도 있으니 시체를 찾아보자고 급히 내려가 흰색 동물의 사체를 발견, 바로 경찰서에 신고하자 경찰관 두 분이 오셨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찰에게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상세히 설명했으며, 동물 사체도 확인시켜줬고 조금 전에 찍은 사진을 증거로 가해자로 추정되는 할아버지의 집을 찾아냈다.

A씨는 "강아지인줄 알았는데 그 동물은 흰색의 큰 토끼였고, 경찰이 그 할아버지에게 '요즘은 동물도 재산이라 법적인 보호를 받는다'라는 말을 하면서 할아버지에게 경찰서로 가자는 얘기를 했다"며 "경찰 조사 결과 그 토끼는 할아버지의 부인이 키우던 애완동물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경찰이 처음 할아버지를 추궁할 때도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기 보다는 그 토끼가 말을 듣지 않아 던졌다라는 얘기를 들었다. 혹시 사이코패스(Psychopath·반사회적 인격장애증을 앓고 있는 사람) 성향을 가진 건 아닌지 의심스러웠다"며 "결국 나중 할아버지는 본인의 잘못을 인정한 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라는 진술서를 작성하고 훈방조치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갑자기 내던져서 죽은 토끼가 너무 불쌍하다", "동물보호법 제8조1항에 의거해 1000만원이하 과태료 또는 1년이하 징역에 해당하는 명백한 동물학대인데 그냥 훈방조치라니…", "동물학대하는 이들은 다음 번엔 사람에게 그런다. 본인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저런 짓을 했으니 분명 다음엔 욱해서 사람한테 이 같은 짓을 저지를 것이다", "저렇게 포악한 노친네가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는 약골로 변한다. 참 신기하다"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