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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탁 트인 바다 내 마음도 휴(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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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으로 떠난 힐링여행
창원시 진해구 음지도에 자리 잡은 국내 최고 높이의 해상전망대 솔라타워. 120m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바다가 답답한 고층빌딩숲 속에 갇혀 살던 도시인들의 가슴을 뻥 뚫리게 한다.
충동적으로 바다를 찾게 되는 경우가 있다. 눈앞에 끝없이 펼쳐져 탁 트인 광경을 보고 싶어서다. 고층빌딩과 매연에 둘러싸여 한 치 너머도 보기 힘든 도시인은 하루하루가 답답함의 연속이다. 

한 번씩은 멀고 먼 어딘가를 바라보며 가슴속 감정들을 시원하게 해방시켜야 한다. 눈은 먼 곳을 향하고 머릿속으로는 더 먼 미래 인생을 설계하는 것도 좋다.
 
먼바다를 바라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명소가 창원의 솔라타워다. 거대한 돛단배 모양의 이 타워는 원래는 그 이름처럼 태양광시설이다. 

타워의 한 면이 대형 태양열 집열판으로 만들어졌다. 꼭대기엔 사람이 오를 수 있는 전망대를 설치했다. 타워 전체 높이 136m 중 전망대는 해발 120m 지점으로 국내 해상전망대 가운데 가장 높다. 타워 자체가 바닷가 언덕 위에 자리 잡은 데다 그 높이까지 더해지니 전망은 말할 것도 없다.

전망대에 오르면 눈앞에 끝없는 바다가 펼쳐진다. 남쪽으로는 다도해의 풍광과 그 너머 태평양의 아름다움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맑은 날은 대마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 
솔라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남해바다.

서 있는 곳에서 주변 수백리를 둘러봐도 시야를 가로막는 건 없다. 그 광경에 가슴속까지 시원해진다. 북쪽으로는 진해만과 통합창원시를 발밑으로 내려다볼 수 있다. 
솔라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창원시.

시야를 가로막는 스카이라인과 눈을 어지럽히는 전신주, 전깃줄이 없는 곳에서 무심히 도시를 내려다보는 건 특별한 경험이다. ‘먼곳’을 바라보는 시선의 여유가 그리운 도시인이라면 따로 시간을 내서 찾아볼 만한 장소다.

타워 주변은 산책길로도 훌륭하다. 솔라타워가 있는 곳은 통합 이전인 2010년 전까지만 해도 진해시로 불렸던 창원시 진해구의 음지도라는 섬이다. 유인도인 우도 옆에 붙어 있는 작은 무인도로 창원시가 매입해 해양공원으로 조성했다. 깔끔하게 만들어진 공원에는 2000년 퇴역한 군함인 강원함을 개조한 군함전시관, 해양생물테마파크 등도 자리 잡고 있다. 
창원해양공원 내에 위치한 군함전시관. 2000년 퇴역한 군함인 강원함을 개조해 사용하고 있다.

음지도와 우도는 도보로 건널 수 있는 다리로 연결돼 있다.
 
솔라타워와 인근 우도를 잇는 우도도보교. 독특한 모양이 인상적인 다리다.
거대한 현수교를 축소해놓은 듯한 독특한 모양의 다리를 5분 정도 걸으면 우도다. 우도는 고즈넉한 해안 마을로 잠시 산책하기 좋다. 음지도 입구에 있는 또 다른 무인도인 동섬도 여행객들 눈길을 잡아끄는 곳이다. 
음지도 바로 옆에 붙어있는 작은 섬인 동섬. 썰물 때면 바닷길이 열려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아이 동(童) 자를 쓰는 이름처럼 작고 앙증맞은 섬인데 썰물 때만 드러나는 아주 짧은 바닷길이 이채롭다. 솔라타워에서 탁 트인 바다를 감상한 뒤 동섬·음지도·우도를 걸으며 바다 향취를 맡으면 도시의 찌든 때는 어느새 사라진다.

바닷길을 본격적으로 걷고 싶다면 저도도 가볼 만하다. 모양이 돼지를 닮았다 해서 저도라고 부르는 이 섬에는 ‘비치로드’라는 멋진 이름이 붙은 길이 있다. 바다를 바라보며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섬은 창원의 마산합포구 지역과 연륙교로 연결돼 있다. 2004년 새 연륙교가 세워지기까지 쓰이던 구 연륙교도 여전히 남아있다. 영화 ‘콰이강의 다리’ 속 다리를 연상시키는 모습 때문에 같은 이름으로 불린다. 
저도 트레킹코스의 시작점인 ‘저도 콰이강의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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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영화 ‘인디언 썸머’가 촬영된 곳으로 언젠가부터 연인들의 상징물처럼 돼 버린 자물쇠가 여기저기 걸려 있다.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다리를 건너면 저도 트레킹이 본격 시작된다.
 
저도 비치로드. 산악트레킹 코스 옆으로 바다가 펼쳐져 있다.
비치로드는 산책이라기에는 가파르고, 등산이라기에는 완만한 산길의 연속이다. 발걸음을 빠르게 한다면 조금은 가쁜 숨을 쉴 각오를 하고 길을 나서야 한다. 길에는 봄이 왔음을 증명하듯 진달래와 이름 모를 들꽃들이 피었다. 꽃향기를 맡으며 길을 걷다가 고개를 돌리면 어느 곳에서라도 시원한 바다가 펼쳐지는 게 저도 트레킹코스의 매력이다. 
저도 비치로드 군데군데에는 바다를 조망하기 좋은 나무데크가 설치돼 있다.

전체 6.6㎞ 코스 중간중간 바다를 바라보기 좋은 장소엔 나무데크가 설치돼 있다. 거기 앉아 아픈 다리를 쉬면 어느 순간 푸른 바다가 눈앞에 다가온다. 상쾌한 기분에 여행에 나선 도시인은 삶의 고단함을 잠시나마 잊게 된다.

창원=글·사진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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