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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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고귀한 존재입니다"…어느 레스토랑 주인의 편지

 

미국 오클라호마 주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애쉴리 자이론(30·여)은 최근 며칠 동안 가게 밖에 내놓은 음식쓰레기 봉투가 마구 파헤쳐진 것을 발견하고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처음에는 고양이 같은 떠돌이 동물이 봉투를 열었다고 생각했지만, 이내 그것이 먹을 것을 찾아다니는 노숙자의 행동이었다는 걸 그가 알아차린 것이다.

자이론은 음식쓰레기 문제를 무시할 수도 있고, 봉투를 파헤친 사람을 붙잡아 경찰에 넘길 수도 있었으나, 조금 더 현명한 방법을 생각해냈다. 음식쓰레기를 파헤친 사람을 레스토랑에 정식으로 초대하는 것이었다.


자이론은 “먹을 걸 찾아 음식쓰레기 봉투를 파헤치는 분에게…”로 시작하는 편지를 써 가게 유리창에 붙여놓았다.

자이론은 편지에서 “당신은 인간이고, 쓰레기를 파헤치기에는 고귀한 존재입니다”라며 “우리 가게가 영업하는 동안 부디 방문해주시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선한 샌드위치와 각종 채소, 물 한 잔을 대접해드리겠습니다”라며 “당신에게 우리는 어떠한 것도 묻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당신의 친구로부터”라는 말로 편지를 맺어 달리 보면 불쌍할 범인에게 한발 더 다가가려는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음식쓰레기 봉투를 파헤쳤던 그 사람은 아직까지 자이론의 가게에 나타나지 않았다. 자이론은 충분히 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건 어쩌면 자존심의 문제일 수도 있어요. 그리고 난 누구의 자존감도 망치고 싶지 않아요. 단지 음식을 원하는 그 사람에게 우리 레스토랑에서 만든 음식을 먹게 하고 싶은 마음뿐이죠”

네티즌들은 자이론의 선택이 현명하다며 칭찬하는 동시에 그의 생각을 응원하고 있다. 자이론의 편지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에도 게재됐으며, 많은 네티즌들은 ‘좋아요’를 눌러 해당 메시지를 공유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페이스북·KFOR 영상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