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들에게 실용음악 분야 전 과정을 가르치는 김치국 교수의 강의는 음악인의 길을 꿈꾸는 장애인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KBS 제공 |
김 교수가 버클리음대 교수가 된 후 그의 작은 강의실에선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7개국에서 온 20여명의 시각장애 음악영재들이 그에게 음악을 배우기 위해 몰려들었다. 김 교수에게 작곡, 편곡, 녹음, 믹싱 등 실용음악의 전 과정을 배우고 졸업한 학생들은 미국 전역에서 연주자나 실용음악 전문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버클리음대 로저 브라운 총장은 김 교수를 헨렌 켈러의 스승 설리반에 비유한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시각장애인들에게 실용음악 분야 모든 과정을 가르치는 그의 강의실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변화시키고 장애의 벽을 허무는 ‘기적의 인큐베이터’로 불린다.
이제 그의 명성은 버클리를 넘어 미국 전역과 해외까지 퍼지고 있다. 런던대학이 세계적인 시각장애 음악인 약 170명이 모이는 세계 최초의 국제회의에 김 교수를 주제강연자로 초대했다. 김 교수의 강연은 시각장애 음악가들에게 ‘희망의 돌파구’가 됐고,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지 못해 애태우던 많은 시각장애 음악영재들에게 영감과 희망을 불어넣었다. 런던대는 앞으로 5년간 김 교수의 수업모델을 전 세계 시각장애인 음악교육 현장에 보급할 계획이다. 우리가 ‘장애인’이라 부르는 많은 이들이 다른 차원의 가능성과 능력을 가진 사람임을 깨닫게 해준 김 교수. 그의 삶과 철학을 들어본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