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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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장세주 비자금 사용처·도박 집중추궁

검찰, 피의자 신분 소환조사…이번주중 사전구속영장 청구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해외 원정도박을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장세주(62·사진) 동국제강 회장이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한동훈)는 2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를 받는 장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장 회장의 검찰 출석은 1990년 마카오 원정 도박, 2004년 수백억원대 회사돈 횡령 사건 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회사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외국 원정도박을 벌였다는 의혹을 받는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이날 오전 9시50분쯤 검찰청사에 출석한 장 회장은 “비자금 조성 혐의를 시인하느냐”고 묻는 취재진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오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장 회장을 상대로 비자금 조성 지시 여부와 비자금의 사용처, 상습 해외도박 혐의 등에 대해서 강도 높게 추궁했다.

장 회장은 동국제강 미국법인 동국인터내셔널(DKI) 등을 통해 원자재 대금을 부풀려 지급했다가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동국제강이 조세회피처에 있는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해 자금을 세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조성된 비자금 규모는 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장 회장이 빼돌린 회사돈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고급 호텔 등지에서 도박을 했고, 수십억원을 땄다는 내용의 미국 수사당국 자료도 입수한 상태다.

검찰은 일단 장 회장을 귀가시킨 뒤 조사 내용을 토대로 이번 주 중 장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