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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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 "한국여성, 요직 맡도록 제2물결 일어야"

潘총장, 이대서 명예박사 받아
“한국, 정치·경제적 양성평등 멀어
정부·기업서도 역할 증대 힘써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 여성들이 정부와 기업에서 요직을 맡도록 제2의 물결이 일어야 할 때”라며 여성의 중요성과 역할을 강조했다.

세계교육포럼 참석차 방한 중인 반 총장은 20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열린 명예 여성학 박사학위 수여식 수락연설에서 “유관순 열사는 1900년대 초에 태어나 19세에 가혹한 고문으로 목숨을 잃었지만 오늘날까지 그 신념이 이어져 오고 있다”며 “유관순 열사가 오늘날까지 기억될 수 있는 것은 폭력이 사람의 몸은 죽일 수 있으나 기억이나 이상은 멸절할 수 없다는 증거”라며 한국 여성들에게 신념을 가지라고 촉구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오른쪽)이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음악관 김영의홀에서 최경희 이대 총장으로부터 명예 박사학위를 받고 있다.
김범준 기자
반 총장은 이날 연설에서 여성과 남성의 지위를 2030년까지 50대 50으로 평등하게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는 “여성에 대한 존중은 기본이며 이제는 더 나아가 진정한 평등이 실현돼야 한다”면서 “단순한 구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엔의 단결된 외침이며 이를 행동으로 뒷받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취임했을 당시에는 유엔 역사상 고위직 여성이 소수에 불과했지만 현재 유엔 평화사절의 3분의 1이 여성이고 키프로스에는 역사상 최초의 여성 유엔평화유지군 사령관이 있다”며 “이처럼 유엔에서 많은 여성이 성공한 덕에 유엔은 임무수행의 최적임자가 여성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반 총장은 그러나 “교육·보건 분야에서 한국 여성들은 오늘날 평등을 누리지만 남성과 동일한 정치·경제적 권한을 누린다는 의미의 평등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한국 여성들이 협상 테이블이나 중역 회의실보다 교실에서 더 환영받는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반 총장이 이대 명예여성학 박사학위를 받는 것은 남성으로서는 최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