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3월11일 오전 청와대에서 황교안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준 뒤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왼쪽)와 강기정 정책위의장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재문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은 황 후보자가 법무장관을 지낼 때 두 차례 해임건의안을 냈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수사 지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황 후보자를 눈엣가시로 여기는 새정치연합의 시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은 정치쟁점이 생길 수밖에 없는 총리 후보자를 내정해놓고 정치공세화하지 말라는 모순된 주장을 하지 않기 바란다”며 황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우선 황 후보자의 장관 재직 시 행보를 문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은 물론 ‘간첩증거 조작 논란’,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 등 굵직굵직한 시국 사건들이 많이 벌어진 탓이다. 한 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황 후보자는 현 정부의 모든 사건에 연루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인사청문회가 단순한 능력 검증이 아닌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가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운데)가 21일 국회 대표실 앞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내정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아주 잘 된 인사”라고 평가했다. 이재문 기자 |
◆2년 전 청문회 의혹 다시 도마에
2년 전 법무장관 후보자 자격으로 치른 인사청문회 당시 거론됐던 도덕성 관련 의혹도 다시 제기될 것이 분명하다. 가장 치열한 전선은 ‘전관예우’ 논란이다.
황 후보자는 2011년 검찰 퇴직 후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변호사로 근무하면서 17개월간 약 16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한 달에 1억원을 번 꼴이다. 당시 비판 여론이 거셌다. 새정치연합 박범계 의원은 “전관예우에서 더 나아가 후관예우, 쌍관예우인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지난해 안대희 전 총리 후보자가 5개월간 16억여원의 보수를 받은 것이 문제돼 자진사퇴했던 것과 비교될 수 있다. 황 후보자는 당시 “법무법인의 대표급 변호사로서 주도적 역할을 해온 데 따라 수임료를 받은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당시 청문회에서는 황 후보자의 변호사 시절 수임사건 목록이 공개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이를 계기로 ‘황교안 법’이 만들어져 이번 청문회에서는 목록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21일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된 뒤 법무부 과천청사를 나서고 있다. 황 후보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느 때보다도 엄중한 시기에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과천=김범준 기자 |
황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박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고려할 때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박상옥 대법관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을 새정치연합이 맡았기 때문에 관례상 이번에는 황 후보자 청문특위 위원장은 새누리당에게 돌아간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