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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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듯 다른 한·중·일 건축 유산 탐구

김동욱 지음/김영사/1만7000원
한국건축 중국건축 일본건축/김동욱 지음/김영사/1만7000원


한옥이 우수하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한국인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하늘을 향해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는 지붕, 나뭇결의 따스한 생명력이 살아있는 기둥, 화려함과 단아함을 갖춘 단청 등 미적 요소에 대한 재평가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한옥이 왜 훌륭하냐고 묻는다면 명확히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중들이 우리 건축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건축 중국건축 일본건축’은 우리 건축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한국 건축을 ‘전통’이라는 관점 대신 ‘동아시아 건축’이라는 틀에서 분석한다. 동아시아 건축이 중국의 영향을 받아 한반도와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했다는 것을 전제로 세 나라 건축 전체의 공통점과 차이점 등을 살펴보는 식이다.

책이 제시하는 질문들은 그동안 우리가 많은 한·중·일 건축물을 접하면서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다. 왜 동아시아 건축물은 목조가 많은지, 왜 지붕은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한·중·일 난방시설은 어떻게 해서 서로 다르게 발전했는지 등이다.

저자는 이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당시 지식인들의 건축에 대한 생각, 건축물을 짓는 데 참여한 장인들의 기술, 물질적인 여건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추적한다. 공포와 화반 등 그동안 건축물을 보면서 스쳐 지나갔던 요소들에도 주목한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독자들은 동아시아와 한국 건축의 가치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