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윤리협의회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황 후보자는 2011년 9월부터 2013년 2월까지 태평양 변호사로 일하며 총 119건을 수임했다. 문제는 이 중 19건의 내용이 삭제돼 무슨 사건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윤리협의회 담당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것(황 후보자 수임 내역)과 관련해선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 담당자는 “우리는 여기에 대해 (언론에) 대응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먼저 전화를 끊었다. 황 후보자 측에서 미리 “언론에 어떤 설명도 하지 말라”고 언질을 줬다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황 후보자는 19건의 삭제에 대해 “불법적이거나 잘못된 부분은 없다”며 “청문회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원행정처, 법무부, 대한변호사협회 3자의 협의체 성격을 지닌 윤리협의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9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으나 위원들은 한 달에 한 번쯤 모이고 소수의 상근직원이 업무 대부분을 처리하는 실정이다. 현직 위원 A씨는 “(수임 내역 일부를 삭제하고 제출한 것은) 실무적 부분이라 잘 모른다”고 답했다.
개정 변호사법은 판검사가 퇴직 후 1년간 최종 근무지 사건을 맡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2011년 8월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퇴직한 황 후보자도 당연히 2012년 8월까지 부산고검 사건은 수임하지 못했다. 다만, 그는 이 기간 동안 부산고검 산하에 있는 부산지검과 창원지검 사건을 각각 5건, 2건 맡았다. 특히 부산지검 사건 5건 중 4건은 공안통인 황 후보자의 전문 분야인 선거법 위반 사건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검사장 출신 변호사들은 전에 자기 밑에 있던 검사들한테 전화해 이런저런 부탁을 하는 게 보통”이라며 “전직 부산고검장이 퇴임 직후 부산지역 사건을 수임한 것 자체가 확실한 전관예우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앙대 법대 이상돈 교수는 “개정 변호사법은 마지막 근무지 사건 수임만 금지할 뿐 그 산하 법원·검찰청 사건까지 막고 있지 않다”며 “고법원장이나 고검장 출신 변호사의 경우 고법 산하 지법 또는 고검 산하 지검 등으로 수임 금지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