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프로야구> 한화 윤규진 "등판 순서·횟수 상관없다…오직 승리"

윤규진(31)의 복귀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마운드에 숨통이 트였다.

김성근(73) 한화 감독은 "윤규진이 돌아와서 권혁과 박정진이 쉴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윤규진의 목표도 그렇다.

4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윤규진은 "한 달을 넘게 쉬었다. 나 때문에 권혁 선배, 박정진 선배가 더 많이 던졌다"며 "등판 순서, 상황 모두 신경 쓰지 않는다. 선배들에게 휴식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화 마무리로 정규시즌을 시작한 윤규진은 4월 12일 어깨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재활은 예상보다 길었고 윤규진은 41일 만인 5월 23일에 1군으로 복귀했다.

김성근 감독은 윤규진의 복귀를 서두르지 않았다. 윤규진을 1군과 동행하게 하면서도 엔트리 등록 시점은 뒤로 미뤘다.

"완벽하게 재활을 마치고 오라"는 말만 했다.

윤규진은 완벽한 몸 상태로 1군에 돌아왔다.

시험 등판 성격이 짙은 지난달 2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1⅔이닝 4피안타 4실점을 했지만, 이후 4경기에서 6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안타 2개 이상을 내준 경기가 없고, 삼진은 매 경기 하나 이상 잡아냈다.

시속 150㎞에 육박하는 직구와 포크볼, 슬라이더 위력은 여전했다.

윤규진은 "재활 중에도 꽤 오랜 시간을 1군과 동행했다"고 떠올리며 "팀을 응원하면서도 던질 수 없는 상황이라 답답하고 미안했다. 지금은 동료와 불펜에서 함께 몸을 풀고 마운드에 선다. 정말 기분 좋다"고 했다.

그는 마무리 역할을 주로 한다.

하지만 상대 타순, 경기 상황, 권혁의 투구 수 등을 고려해 등판 시점을 당길 때도 있다.

2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는 윤규진이 권혁 앞에 나왔다. 3일에는 권혁 다음에 등판해 경기를 끝냈다.

특히 3일 넥센전은 김성근 감독이 꼽은 '가장 이상적인 경기'였다.

6-2로 앞선 8회 권혁이 등판해 1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고, 9회 윤규진이 등판해 1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권혁이 1이닝 이하를 던진 건 5월 20일 SK 와이번스전(⅓이닝 1피안타 1실점) 이후 14일 만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9회말 등판해 끝내기 점수를 내줘 더 던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예정된 등판'이 1이닝 이하인 건 4월 18일 NC 다이노스전(1이닝 1피안타 무실점) 이후 46일 만인 셈이다.

윤규진은 "지금 한화 선수들은 승리만 생각하고 있다. 누가 세이브를 많이 올리고 홀드를 기록하고 그런 개인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며 "나도 마찬가지다. 등판 순서, 횟수는 상관없다. 오직 팀이 승리하는 것만 바란다"고 말했다.

재활 기간에 윤규진은 "나에게 화가 나고 투수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돌아온 윤규진'은 강력한 구위로 미안함을 털어내고 있다.

어깨 통증도 사라졌다. 한화 트레이닝 코치들은 경기 전후로 윤규진의 몸 상태를 세밀하게 살핀다.

윤규진은 "1군으로 올라오면서 '시즌 끝날 때까지 내려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