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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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의 명복' 비는 동상 日 등장 눈길

 

뜻하지 않은 죽음을 맞이한 곤충의 명복을 비는 조각상이 일본에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4일 가나가와(神奈川) 현 미우라(三浦) 반도 가마쿠라(鎌倉) 시의 한 사찰에서 대형 딱정벌레 동상이 공개됐다.

공개된 동상은 돌덩이 위에 앉은 딱정벌레 형상을 하고 있으며, 주위에는 그물망으로 추정되는 조형물이 둘러싸여 있다. 동상 앞에는 한 노인이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였는데, 이는 동상을 기획한 해부학자 요로 다케시(養老孟司·77)로 알려졌다.

그동안 수많은 곤충을 채집했던 요로는 그의 손에 죽어간 곤충의 넋을 달래고자 동상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동상을 통해 “사람들이 곤충이 전혀 없는 세상이 어떠한가를 깨달았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건네고자 했다. 즉, 곤충의 넋을 기리는 동시에 인간이 얼마나 잔혹한가를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딱정벌레의 넋을 기리는 동상이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19년 미국 앨라배마 주 남부 지역의 한 마을에도 딱정벌레를 두 손 높이 든 여성의 동상이 세워진 바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일본 요미우리신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