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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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작전' 3조원 쏟아붓고… 쓴소리 듣는 美

하루 평균 900만弗 군비 투입
이라크선 “교관 대신 무기 필요
美, IS 주요 보급로 폭격 안해”
훈련 위주 지원에 회의론 거세
美, 요충지 추가 군사기지 검토
고문단 파견 등 기존 방식 고수
미국이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해 지난 10개월 동안 3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지만 정작 전장에서는 미국의 IS 격퇴 의지에 대한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 IS가 국가 수립을 선포한 지 오는 29일로 만 1년이 되지만 미국은 여전히 헛물만 켜고 있다는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해 8월(현지시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를 상대로 첫 공습을 시작한 이후 IS 격퇴 작전에 들어간 비용이 27억달러(3조113억원) 이상이라고 11일 밝혔다. 하루 평균 900만달러(약 100억원) 이상을 사용한 셈이다.

국방부가 공개한 구체적인 비용 내역에 따르면 공군 작전에만 전체의 3분의 2 수준인 18억달러가 사용됐다. 전투와 정찰을 포함한 항공기 운용에 들어간 비용만 하루 500만달러가 넘었고, 지난해 8월 이후 쓰인 특수작전 비용도 200만달러 이상이었다.

미국은 앞으로도 IS 격퇴 작전에 대한 지원을 더욱 강화할 방침을 밝히고 있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11일 바그다드에서 티크리트로 가는 길목 혹은 북쪽 키르쿠크와 모술로 향하는 길목 등 전략적 요충지에 군사기지를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전날 안바르주 동부의 알타카둠 공군기지 내에 새 군사기지를 설치하고, 이라크군 훈련을 지원하기 위한 군사고문단 450명을 추가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IS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현장에서는 미국이 막대한 전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그 대부분이 공습이나 이라크군 훈련 지원 등에만 몰리고 있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이라크 정부군의 주마 아나드 소장은 미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훈련 지원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무기들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우리는 지뢰를 탐지할 때 제1차 세계대전 때처럼 막대기를 이용하고 있다”며 “미국이 보유한 최신 무기와 전투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라크 정부군 측 병력의 다수를 차지하는 시아파 민병대 ‘대중동원부대’(PMU)의 사령관 아부 마흐디 알 모한디스도 티그리스강의 한 다리를 가리키며 “(이라크 정유시설이 몰려 있는)바이지와 (제 2의 도시) 모술을 잇는 이 다리는 IS의 무기와 병력이 오가는 주요 보급로이지만 미군은 한번도 이곳에 대해 공습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주도 국제 동맹군은 IS 격퇴 작전에 대해 전혀 진지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미국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은 이날 의회가 내년 3월 새로운 무력 사용을 공식 승인하는 조치를 심의·의결할 때까지 내년도 국방 예산안에서 IS 격퇴 작전에 들어가는 비용 지출을 금지한 방위법 수정안을 부결시켰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