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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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의 뜨락] 여섯 시

심언주


그녀를 가리켰던 숫자들이 임무를 다하고 벽으로 돌아갔다. 병실의 흰 커튼을 치고 여섯 부부가 둥글게 그녀를 에워쌌다.

우리를 불러 놓고

그 한가운데

정지된 시곗바늘처럼 그녀가 조용하다.

-신작시집 ‘비는 염소를 몰고 올 수 있을까’(민음사)에서

■ 심언주 시인 약력

▲충남 아산 출생 ▲2004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4월아,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