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명 경찰청장이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제69주년 여경의 날 행사에서 특진·표창을 수여 받은 모범여경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제69주년 여경의 날을 맞은 1일 ‘으뜸 여경’으로 선정된 김명성(49) 경감은 “여경이자 한 아이의 엄마로서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기 위해 늘 고민해 왔다”며 가정폭력 등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돕는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김 경감은 1987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직했다. 28년간 교통, 수사, 보안, 청문감사 등의 분야를 거쳐 현재 서울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 경감은 2013년 한국여성변호사회, 열린의사회 등과 함께 가정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솔루션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김 경감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이날 경위에서 특진했다.
강신명 경찰청장(왼쪽)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제69주년 여경의 날 행사에서 김명성 경감에게 으뜸 여경 대상을 수여한 뒤 특진 계급장을 달아주고 있다. 연합뉴스 |
경찰청은 이날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여경의 날 행사에서 지난해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여경들을 특진임용하고 표창장을 주었다. 지구대 순찰요원으로 5년간 근무하면서 강제추행범 등 113명을 검거한 대구동부경찰서 동대구지구대 박유성 경위와 국고보조금 횡령 등 지능 경제범 80명을 잡아들인 인천남부경찰서 노인희 경사도 현 계급으로 각각 특진했다.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여경은 총 1만348명으로 1946년 창설 이후 처음으로 1만명을 돌파했다. 여경 비율은 지난해 8.0%에서 1년 만에 9.4%로 늘어났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여경이 가야 할 길은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무관인 설용숙 대구지방경찰청 제1부장, 김해경 송파경찰서장을 포함해 총경 이상 고위직 여경은 11명에 불과하다. 반면 순경(2501명)과 경장(2773명), 경사(3148명) 하위 세 계급에 81.4%의 여경이 몰려 있다. 업무 영역에 있어서도 생활안전(5167명)과 경무(1348명), 교통(693명) 등 특정분야에 쏠려 있다.
김강자 한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아직 경찰조직 내에서 고위직을 포함한 주요 보직은 남성이 독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경찰 내부에서 남녀가 동등한 관계를 유지하려면 단순히 여경을 늘리는 게 아니라 승진과 부서 배치 등 인사 전반에 걸쳐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