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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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시 공무원이 시의원에게 협박성 편지 '물의'

윤형근 의원 "시장과 관련된 듯…의회서 공동대응하겠다"
경남 사천시 공무원이 시의원에게 협박성 편지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일 사천시의회 윤형근(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5월19일 한 통의 편지를 받았는데 A4 용지 3장에 익명의 한 시민이 공무원 친구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전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편지 겉봉에는 사천시청의 한 부서와 편지를 발송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무원 실명이 적혀 있었다고 윤 의원은 덧붙였다.

이 편지에는 '얼마 전 모임이 있어 공무원 친구들을 만났는데 사천시장님과의 언쟁으로 윤 의원에 대한 공무원 표가 다 날아갔다는 소리를 들었다. 윤 의원 본인의 인기를 위한 쇼인지는 몰라도 그런 자세로는 절대 안 된다는 게 공무원 친구들의 일관된 말이었다'라며 은근히 협박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윤 의원이 재선에 성공하려면 결국 사천시장과 손을 맞잡지 않으면 불가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하루빨리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껍질을 벗고 나와야 한다' 등 다음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윤 의원은 편지 겉봉에 기재된 공무원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 관계를 확인하려 하자 강하게 부인해 수사를 의뢰하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이 공무원은 자신을 연관시키지 말아 달라고 수차례 부탁했고 편지를 보낸 지 5일 만에 사무실로 찾아와 잘못을 시인해 윤 의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윤 의원은 한 달여를 넘긴 최근에 이 편지를 공개했다.

윤 의원은 "최근 열린 정례회에서 사천시장이 저의 신상관련 문제를 발언해 억울하고 화가 나서 편지 내용을 밝히기로 했다"고 공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지난 5월 본회의 중 메시지가 들어와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는데 사천시장 측근이 이 모습을 촬영해 SNS에 비방하는 내용과 함께 올렸고 한 달이 지났는데 사천시장이 다시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러한 발언 등을 종합해보니 공무원이 보낸 편지가 사천시장과 관련돼 있다는 생각이 들어 용서할 수 없게 됐다"라며 "김현철 사천시의회 의장에게 공식 대응을 요청해 놓고 있으며 필요하면 개인적인 기자회견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