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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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 잃은 행정연수원 "이럴수가"… 망연자실

"내 가족 일처럼 사고 수습에 온 힘을 다해달라"고 사고수습대책본부원들에게 말을 남기고 중국으로 떠난 최두영(55) 지방행정연수원장이 5일 중국에서 숨졌다.

연수를 받던 공무원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 뒷수습을 위해 현지로 날아간 최 원장마저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은 직원들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직원들은 "날벼락 같은 소식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며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최 원장은 평소에도 운전기사 등의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 사적인 용무나 가까운 거리 이동 때에는 늘 관용차량보다 택시나 버스를 이용하는 등 부하 직원을 배려하는 마음이 남달랐다고 한다. 두터운 신망과 존경을 받아온 만큼이나 그의 죽음이 더 충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고 직원들은 전했다.

또 유족 보상 등을 비롯해 중요한 수습단계에서 총 책임자인 연수원장이 돌연 사망함에 따라 향후 사고 수습에도 적잖은 차질이 예상된다.

지방행정연수원의 한 관계자는 "마음이 여리디여린 최 원장은 사고소식을 들은 1일 저녁부터 중국으로 가기 전까지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수습에 전력을 다했다"면서 "아마 중국에서도 그랬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원장을 잘 아는 직원들은 "이번 사고로 숨진 9명의 영정 사진이 있는 분향소에 최 원장의 영정까지 더해진다는 게 믿기질 않는다"며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밝혔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