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씨처럼 중·장년 퇴직자들이 자격증 취득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재취업 시장에서도 스펙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한식당 요리사로 일하고 있는 탈북자 이모(여·50)씨는 한식조리사와 일식조리사 등 자격증 4개를 취득했지만 얼마 전 사이버대학에 등록했다. 요리사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게됐을 때에 대비해 사회복지사와 평생교육사 등의 자격증을 따놓기 위해서다. 이씨는 10여년 전 북한을 탈출한 뒤 중국에서 갖은 고생을 한 끝에 한국에 왔다. 초기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에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했으나, 고용노동부의 ‘취업성공 패키지’를 통해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이씨는 “원하는 자격증을 따면서 공부에 자신감도 생겼고 진로에 대한 계획도 세울 수 있었다”며 “50세 나이에 원하는 직장을 선택하며 인생 최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 포털사이트 벼룩시장구인구직에 따르면 올 상반기 등록된 50세 이상 구직자 이력서 2000여건 가운데 자격증 취득 비율이 60.2%에 달했다. 이들 중에는 10개 이상의 자격증을 취득한 구직자도 4명 포함돼 있었다.
50대 이상의 구직자들이 가장 많이 딴 자격증은 한식조리기능사였고 화물운송자격증과 지게차운전기능사, 워드프로세서, 자동차정비기능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벼룩시장 구인구직의 한 관계자는 “중·장년층 구직자를 중심으로 자격증을 따기 위한 만학도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