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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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적 사고를 통해 생명의 신비를 찾다

이언 스튜어트 지음/안지민 옮김/사이언스북스/2만원
생명의 수학(The Mathematics of Life)- 21세기 수학과 생물학의 혁명/ 이언 스튜어트 지음/안지민 옮김/사이언스북스/2만원

‘생물학에 수학이라는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그간 과학자들은 현미경, 생물분류법, 진화론, 유전자, DNA 규명 등을 발전시키며 생명의 신비를 규명해왔다. 이제는 수학을 통해 생명을 규명하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영국의 저명한 수학자인 이언 스튜어트(Ian Stewart)는 신간 ‘생명의 수학’에서 수학적 사고를 통해 생명의 신비를 밝히는 과정을 쉽게 설명한다. 일반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이미 세계 생물학계에서는 수학적인 사고와 관점이 보편화되고 있다고 저자는 전한다.

이를테면 현재 생물학자들은 코끼리의 배설물에서 DNA를 규명한 다음, 사라진 코끼리 종을 밝혀내 밀렵꾼의 거점을 찾아낸다. DNA 덕에 코끼리의 불법 거래가 저지된다. 다른 멸종 단계의 동물들도 같은 방법으로 보호받고 있다. 특히 코끼리 DNA와 이미 멸종된 매머드 DNA를 융합해 실제 매머드를 복원하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중요한 DNA는 1953년 크릭과 왓슨이 ‘네이처’에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밝힘으로써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DNA 구조의 규명은 수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크릭과 왓슨은 수학 기법인 브래그의 법칙(Bragg’s law)을 사용했기에 DNA를 규명할 수 있었다.

저자는 “현재 수학적 사고는 생물학이 쓰는 도구들 중에서도 표준이 되고 있다”면서 “생물학자들이 통계학을 사용한 지 한 세기가 넘었다. 이제 수학은 생명체에 대한 자료를 분석할 뿐만 아니라, 그 정보를 이해하는 철학적 도구로 쓰이고 있다”고 풀이한다. 무작위로 보이는 생명의 움직임도 결국 통계학을 통해 평균적인 패턴으로 형상화된다. 이런 평균적인 패턴들이 모여 빅데이터로 활용되는 게 지금의 추세이다. 이처럼 생명과 관련된 수학의 범위는 넓고도 깊다. 확률, (동)역학, 카오스 이론, 대칭, 네트워크, 탄성, 심지어는 매듭 이론까지 광범위하다. 저자는 “수학으로 인해 생물학에서 얻는 결과뿐만이 아니라, 생물학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조차 바뀌고 있다”면서 “22세기가 되기 전까지 수학과 생물학은 서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동화될 것”이라면서 전망한다.

김신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