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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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몰랑' '김치녀'… 여성혐오男, 실생활에선 '루저'



최근 온라인상에서 여성 혐오나 성차별 성향을 드러내는 남성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런 남성들은 실생활에서 '사회적 패배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의 마이클 카수모빅과 미국 마이애미 대학의 제프리 쿠스네코프는 인기 비디오 게임 '헤일로 3'에서 기술이 부족하거나 남들보다 능력이 떨어지는 남성일수록 여성을 비하하거나 괴롭히는 언행을 하는 경향을 발견했다.

반면 게임을 잘하는 남성은 대체로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친절한 편이었다. 연구팀은 "헤일로 3 같은 게임은 실생활에서의 행동을 거의 그대로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이 게임은 익명으로 참여할 수 있는 데다 개인을 규제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참여자들은 몇 번 스쳐 지나갈 뿐, 다시 만날 일이 없기 때문에 상대에게 무례하거나 욕설을 쉽게 내뱉는다. 

참여자는 남성 비율이 월등히 높지만, 연구팀은 최근 여성 게이머들이 유입되면서 '상층'에 있던 남성들과 달리 '하층'에 있는 남성들이 위협을 느끼고 공격성을 드러낸다는 점을 주목했다

카수모빅은 "남자들은 사회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공격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지위가 낮은 남성들이 여성을 적대시하는 것은 여성이 이룬 성과를 깔아뭉개서 기존 서열의 혼란을 막고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되찾으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의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PLoS One)에 실렸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