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인터뷰는 세 번의 날짜조정 끝에 이뤄졌다. 국내 일정은 물론 해외출장에 국회 출석까지 겹쳐 번번이 인터뷰를 미뤄야 했다. 취임 5개월째에 접어든 유 장관의 빡빡한 일정을 짐작할 수 있었다. ‘민성행정(民聲行政)’을 표방한 유 장관이 취임 이후 현장의 소리를 듣기 위해 다닌 거리만 1만7000㎞에 달한다. 서울과 부산을 20번 넘게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지난 9일 서울 여의도 해수부 사무소에서 만난 유 장관은 바쁜 일정에도 특유의 ‘세심함’을 잃지 않았다. 질문에 답변을 할 때는 실무진에게 정확한 수치를 확인했고, 지나간 질문에 대한 발언도 생각이 정리되면 수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수습부터 15개 핵심과제 추진현황까지 최대한 자세하게 설명하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그 가운데 특히 크루즈 마리나 사업에 대해 강조했다. 유 장관은 “크루즈 사업은 국가 미래를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1조원 규모의 새로운 시장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협상자를 중심으로 7월 말쯤 최종 업체 선정이 완료된다면, 이르면 9월이면 실제 수중작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선체 그대로 인양한다는 기본 계획은 그대로 유지된다. 무엇보다 미수습자가 유실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인양이 마무리되면 활용 계획은?
“추모사업과 연계해 미국의 메모리얼파크 등 외국사례 조사를 포함한 관련 용역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 후에 세월호 피해·추모지원단과 함께 국민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활용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
-얼마 전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에 임기택 사장이 당선됐다. 그 의미가 작지 않은 듯하다.
“IMO 사무총장 당선은 우리나라 해양산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 사장이 기본적으로 자질이 뛰어난 사람이고, 나라별 맞춤 전략으로 표심을 유도한 것이 주효했다. IMO는 국제 해양안전부터 해양환경, 선박운항에 관련된 규칙을 정하는 중요기관이다. 한 대학 연구에 따르면 1981년부터 2013년까지 IMO가 해양산업에 미친 산업효과가 123조원이나 된다. 우리나라에서 IMO 사무총장이 나옴에 따라 직간접적으로 해양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IMO 사무총장 배출을 어느 한 기관이 주도적으로 혼자만 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해수부도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이사국에 대한 맞춤형 전략을 이끌어 갔고, 외교부에서도 각국 대사관에 훈령을 내려 최선을 다해 교섭활동을 폈다. 김 대표께서 어떤 내용을 지칭해 말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해수부에서 역할이 없다고 한 말은 잘못 말한 것이다.”
-취임 이후 15개 핵심과제를 밝혔다.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는지 평가해달라.
“지난 4월 유럽연합(EU)이 예비 IUU어업국 지정을 최종 해제해 우리나라가 모범어업국 위상을 회복하고, 수산물 수출금지 우려를 완전히 해소한 것은 큰 성과로 본다. 또 크루즈와 마리나산업 육성대책을 국가정책으로 확정해 경제활성화와 해양 분야 신성장 동력의 기틀을 마련한 것도 주요한 성과 중 하나다. 세월호 이후 연안여객선 안전대책을 수립하고, 모든 선박에 대한 전수점검과 해사안전 감독관의 현장배치로 선박 안전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또 세월호 선체 인양 결정과 배·보상 지급기준을 마련해 피해자들에 대한 배·보상 업무를 본격 진행하고 있다.”
-메르스로 인한 해양관광산업도 피해가 크다.
“지난해 크루즈 관광객 150만명이 왔는데 올해에는 입항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메르스가 어느 정도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타격이 크다. 7월 말이나 8월 초에 중국에 직접 가서 중국 크루즈선사와 여행사를 대상으로 유치 겸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
“크루즈 마리나 사업은 장래를 위해서 꼭 필요한 사업이다. 작년에 150만이 들어와 1조원 이상의 돈을 썼다. 국적크루즈를 이용하는 사람이 50만명 정도라고 치면 1조원이 넘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이를 통한 지역 낙수효과도 크다. 크루즈산업은 해운항만뿐만 아니라 조선, 관광, 호텔, 쇼핑, 문화, 엔터테인먼트 등 관련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융복합 산업으로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 아시아 크루즈 관광객 규모는 2020년 700만명에 이르고, 시장도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될 만큼 블루오션이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2만8000달러 정도인데, 이 정도면 충분히 가능한 사업이다.”
-크루즈 산업 관련해 선상카지노 논란도 크다.
“선상카지노는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카지노와는 거리가 있다. 배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이먼트 중 하나다. 외국에서도 선상카지노는 가벼운 오락거리 정도로 생각하는 게 대부분이다. 특히 영해 밖에서만 가능하고 운항시간이라는 제한이 있기 때문에 일부에서 제기하는 사행성과는 거리가 있다.”
-핵심과제 중 해양경제특구는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나. 기획재정부와 조율이 필요한데?
“기재부는 기존 특구제도의 성과가 미흡한 상황에서 새로운 특구제도 신설이 국가 전체에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보였지만, 최근 해양특구는 기존에 이미 조성된 유휴항만 시설을 활용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제도 도입 시 실제 입주할 기업 수요도 있어 단기간 내 제도 활성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구 유치에 대해 부산시, 전남도 등이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적극적인 시장 개척과 비관세 장벽 해소를 통한 수산물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 우리 부는 최근 수산물 수출 30억달러 달성을 위한 ‘수산물 수출진흥 종합대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해외 시장에 적합한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 수산식품 가공시설에 물류로 이어지는 수출 인프라를 확충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를 통한 수산물 수출이 어업이 소득과 연계될 수 있도록 수출기업에 국내산 수산물 구입과 제품개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 내륙시장 진출이 눈에 띈다. 중국 진출에 어려운 점은 없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통해 중국 시장이 100% 개방돼 수산물 수출 확대 기회가 마련됐다. 중국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시장에 대한 사전 정보가 선행돼야 하는데 수산식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어려움이 있다. 정부는 2013년부터 어업인과 수출기업 위주로 중국 현지조사단을 구성해 국산 수산물 고급화 방안 등을 모색해왔다. 또 상하이와 칭다오에 수출지원센터를 설치해 현지 수출 확대를 위한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현지 홍보매장인 앵커숍을 올해 2개소 개설하고, 내년에는 3곳을 추가로 신설할 방침이다”
-각 부처마다 예산 감축 지침이 내려왔다. 해수부 보조사업은 어떻게 되나.
“내년 예산 편성 시 기재부 주관으로 보조사업 10% 감축 등 재정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부는 외부기관 지적, 사업평가 결과 등을 고려해 유사·중복사업 통폐합, 성과미흡사업 폐지 등을 통해 올해 129개 보조사업을 내년에는 112개로 감축할 계획이다.이를 통한 예산 절감은 91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취임 초부터 국회 복귀를 둘러싼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장관을 언제까지 할지는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7일 국무회의 “개인적인 행로는 있을 수 없다”)도 장관직으로 있는 동안에는 업무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대담=주춘렬 경제부장, 정리=안용성, 사진=이제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