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리얼투데이 조사에 따르면 이달 전국 40개 사업장에서 아파트 3만9522가구가 공급된다. 이 중 2만6361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이는 지난달 공급된 2만4069가구보다 9.5% 증가한 것이다. 특히 최근 5년간 8월에 공급된 일반분양 물량 중에서 가장 많다. 수도권에서는 전체물량의 57.8%에 해당하는 1만5244가구가 공급된다. 지방 물량은 1만1117가구다.
미분양 물량이 증가한 것을 두고 업계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일시적 현상이라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그간 미뤄졌던 아파트 분양이 올해 상반기 동시다발로 이뤄진 데 따른 일시적이고 국지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런 설명이 이해가 가는데, 미분양 주택은 올 1월부터 4월 사이만 해도 계속 감소세였다. 4월에서 5월 사이 미분양 물량이 늘었지만 고작 49가구에 불과했다.
하지만 다른 편에선 이 같은 미분양 증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처럼은 아니겠지만 일정 부분 부동산 침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열기의 가장 큰 배경인 저금리가 오래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의 여파로 부동산 침체가 가속화할 수 있다고도 보고 있다. 이미 금융권 등에서는 미국이 가을쯤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일정 기간 뒤 우리나라 금리도 동반 상승할 것이란 예측이 대세다.
여기에 내년부터 대출 상환능력 심사가 강화되는 등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한층 까다로워지면 아파트 구매 여력이 상실된 실수요층의 시장 이탈도 예상된다. 특히 가계 대출 규제가 강화된 내년 입주 예정인 아파트들이 직격탄을 맞아 분양권 전매물량 급증 등의 후폭풍이 뒤따를 수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대기 중인 분양 물량이 상반기보다 많고, 특히 지방이 이미 과포화 상태라 미분양 증가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 같다”며 “부산에서 내달부터 3개월 이상 해당지역 거주자에게 주택을 먼저 분양하기로 한 것과 같이 각 지방자치단체와 건설사가 물량 조절 등 공급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