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사상 처음으로 17일 독도 현지에서 미사를 집전한 대구대교구 도동성당(주임신부 손성호)은 스토리텔링이 있는 교회다. 정확한 주소는 경북 울릉군 도동리 행남길 9. 도동항에서 가까운 언덕에 2층 규모로 아담하게 지어져 있다. 지난 16일 포항에서 여객선으로 3시간여 달려 도동성당에 당도하자, 손성호(59) 신부와 교우들이 따뜻하게 맞아준다.
손 신부는 1984년 한국 선교 200주년을 맞아 방한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으로부터 직접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사제품을 받은 인물. 이 때문에 당시 사제품을 받은 동료 신부 30여명과 함께 ‘한국천주교 200주년 기념품’으로 불린다. 손 신부가 털어놓는 도동성당의 아기자기한 이야기는 제17대 김태한 주임신부 때부터 시작된다. 김 신부는 본당 설정 50주년(2010년)을 앞두고 2008년 대대적인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이미 2005년 울릉도 전역을 덮친 태풍 ‘나비’로 도동성당은 대대적인 보수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김 신부는 리모델링을 하면서 오징어잡이로 유명한 울릉도 성당답게 성전 내부를 바다와 배를 테마로 꾸몄다. 성전 천장은 오징어잡이 어선의 바닥을 형상화했고, 천장에 매달린 전등도 오징어를 잡을 때 사용하는 등을 달았다.
![]() |
| 손성호 신부는 “독도를 지키는 성모상은 평화의 수호자로, 전국에서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신자석에서 봤을 때 제단 오른쪽에는 성체를 모신 감실이 있는데, 나무 모양 장식에 시선이 꽂힌다. 평범한 꺾꽂이 장식 같은데, 성전 전등을 모두 끄면 빨간 조명을 받아 불타오르는 듯하다. 하느님이 모세에게 이스라엘 백성을 구하라는 명을 내렸던 불타는 떨기나무를 형상화한 것이다. 나무 모양의 조형물은 울릉도 심해에서 자라는 산호를 채취해 만들었다. 성전은 전체적으로 노아의 방주에 다양한 성서 이야기가 담긴 셈이다.
![]() |
| 노아의 방주와 성서 속 이야기를 느낄 수 있는 도동성당 내부. |
독도를 지키는 성모상이 봉헌된 2009년부터 매년 8월 15일 성모승천대축일에 ‘독도 지키는 성모님의 날’ 행사를 거행해 왔으며, 올해도 지난 15일 어김없이 도동항에서 성모상까지 기도행렬이 이어졌다. 성모상에 오르는 88개의 계단이 너무 가팔라 오른쪽으로 우회로가 나 있다. 그 우회로를 따라가면 울릉도 유일의 2평 남짓한 논도 볼 수 있고, 십자가의 길 14처도 만난다. 십자가의 길 14처는 산책과 명상을 겸할 수 있는 호젓한 숲길이다. 이밖에도 성당 마당에는 다채로운 예술품 석상 등이 조성돼 저마다 말을 걸어온다.
울릉도에는 도동과 천부(주임신부 나기정) 등 2개의 성당이 있다. 신자 수는 인구 1만명의 10%에 해당하는 1000여명에 이른다. 이 중 200명가량이 주일 미사에 참석하고 있으며, 신자 상당수가 공무원이나 상업에 종사하고 있다. 울릉도는 1880년에 이미 천주교신앙공동체가 존재했다고 한다. 1960년에 도동성당(초대 주임은 이길준 신부)이, 1965년에 천부성당이 각각 착공됐다. 1977년 울릉도에서 첫 사제(정춘석 신부, 2003년 선종)가 탄생한 이래 지금까지 총 4명의 사제가 배출됐다. 1996년에는 김수환 추기경이 독도를 방문했다. 당시 독도를 둘러싸고 일본 정부의 망언이 크게 물의를 일으킬 때여서 김 추기경의 방문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인식을 환기하는 계기가 됐다.
도동성당의 스토리텔링은 현재진행형이다. 올해부터 경북도 내 가톨릭 기관 11곳이 참여하는 ‘소울스테이’ 장소로 선정돼 지역정서가 듬뿍 묻어있는 평화와 자연사랑 체험 장소로 가꿔가고 있다. 도동성당은 지난달 2박3일 동안 ‘나를 찾아 섬으로 떠나는 소울스테이’를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국인 최초의 사제 김대건(1822∼1846) 신부가 제작한 ‘조선전도’가 독도의 정확한 위치와 명칭을 서양세계에 처음으로 알렸다는 사실도 도동성당의 자긍심을 높여준다.
울릉도=글·사진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tols@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