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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종이 접기가 무슨 힐링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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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많은 현대인들이지만, 한정된 시간과 돈은 개인의 욕망을 언제나 억압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가치소비’가 소비의 주요한 트렌드로 떠오르는 것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가치소비는 자신이 가치를 두는 제품에는 다소 비싸더라도 과감히 투자를 하는 소비행태를 일컫는 것인데, 이를 통해 한정된 돈을 최대한 자신을 위해 투자하려는 심리를 엿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가치소비는 최근 아날로그 취미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한 것과도 연관이 있다고 설명한다.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시간활용에 대한 다양한 인식에 대해 살펴본다.

한정된 시간과 돈 속에 자신의 가치를 중시하기 시작한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만 19~59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가치소비와 아날로그 취미활동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근 자신이 가치를 두는 제품에는 다소 비싸더라도 과감히 투자를 하는 소비행태를 일컫는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의 45.1%가 이러한 가치소비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41.2%)보다는 여성(48.9%), 그리고 젊은 층일수록 가치소비에 투자하는 경향이 강했다. 또한 가족 구성원의 숫자가 작을수록 자기 자신을 위한 과감한 소비를 많이 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가치소비의 대표적인 품목은 여행(38.2%·중복응답)이었다. 비용이 좀 들더라도 바쁜 일상 속에서 지쳐가고 있는 자신을 위해 여행을 많이 떠나고 있는 것으로, 남성(31.8%)보다는 여성(43.6%)이 여행을 통한 기분전환을 좀 더 중요시 생각하고 있었다.

그 다음으로 ▲음식(33.6%) ▲의류(32.6%) ▲패션잡화(30.9%) ▲화장품(30.7%) ▲IT·전자제품(30.2%) ▲공연관람(28%) ▲운동(23.9%) ▲도서 (22.6%) ▲커피(22.3%) 등이 주로 자신을 위해 지출하는 가치소비 품목이었다.

가치소비를 위해 지출할 수 있는 최대금액은 평균 198만원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242만원)이 여성(154만원)보다 가치소비가 가능한 금액을 높게 평가했으며, 연령대별로는 30대가 다른 연령에 비해 자신을 위한 투자를 많이 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또한 1인 가구 소비자가 다른 가족형태에 비해 가치소비에 많은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람들이 현재 스스로를 위해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활동은 단연 건강관리(34.8%·중복응답)였다. 성별에 따른 차이는 없었으며, 다른 연령에 비해 50대가 건강관리에 보다 많은 신경을 쓰는 모습이 뚜렷했다.

아울러 나만을 위한 쇼핑을 즐기거나, 맛있는 먹을 거리를 찾는 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쇼핑과 먹을 거리에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가졌으며, 연령별로는 20대가 쇼핑과 먹을 거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였다. 다음으로 ▲운동 배우기(25.8%) ▲외국어 공부(20.1%) ▲외모 관리(19.6%) ▲다양한 방면의 독서(19.1%) ▲재테크 공부(17.8%)를 하고 있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바쁘고 시간적 여유가 없는 빡빡한 일상이었지만, 상당수 사람들이 취미활동 하나쯤은 즐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응답자의 63.6%가 현재 즐겨 하고 있는 취미활동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특히 20대가 가장 활발하게 취미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취미생활을 좀 더 많이 즐기고 있었다. 취미활동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사람들은 그 이유로 복잡한 것들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으며, 심리적으로 안정 된다는 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러나 실제 하고 있는 취미활동들은 일상의 영역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취미활동은 영화감상(45.6%·중복응답)이었으며 ▲TV시청(31.2%) ▲음악감상(30.4%) ▲독서(28.1%) ▲게임(25.3%) 등 대체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활동이 주를 이뤘다.

숨가쁘게 흘러가는 디지털 시대를 역행하듯 최근 ▲컬러링북 ▲손 글씨 ▲종이 접기 ▲필사와 같은 아날로그 취미활동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데, 전체 응답자의 64.7%가 앞으로 이러한 아날로그 취미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런 예상은 연령에 관계 없이 비슷했으며, 남성보다는 여성이 아날로그 취미활동의 전망을 보다 긍정적으로 예상했다. 또한 66.6%가 아날로그 취미활동을 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히기도 했다. 역시 아날로그 취미활동에 대한 바람은 전 세대가 비슷했다.

하지만 2명 중 1명이 아날로그 취미활동을 하는 사람이 부럽다고 할 만큼 여유가 없는 삶 속에서 아날로그 취미활동을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아 보였다. 전체 응답자의 76.7%가 아날로그 취미활동을 하는 사람은 삶에 여유가 있어 보인다고 느끼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또한 절반 가까이가 아날로그 취미활동을 하는 사람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보이고(53%), 시간이 많아 보이며(49.8%), 경쟁에 연연하지 않는 것 같다(46.9%)는 부러움 섞인 평가를 내렸다. 반면 아날로그 취미활동을 하는 사람이 할 일 없어 보이거나(8%) 왠지 답답해 보이며(6.7%),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5.4%)는 응답은 소수에 불과했다.

이런 아날로그 취미활동에 대한 관심은 최근 많은 사람들이 치유와 안정, 심신의 평화 등 정서적 ‘힐링’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와도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실제 힐링을 가져다 주는 중요한 조건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꼽은 정서는 편안함(84%·중복응답)이었다.

그 다음으로 ▲따뜻함(57.8%) ▲조용함(53.9%) ▲가족 같은(36.9%) ▲단순함(34.7%) ▲전원감(33.2%)과 같이 정적이고 평온한 분위기를 많이 떠올리고 있었다.

트렌드모니터 관계자는 “아날로그 취미활동이 최근 빠르고 복잡한 현대사회와는 대치되는 과거의 편안하고 따뜻하며 평온한 정서들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취미활동을 통해 정서적 힐링을 얻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