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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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성 위배' 日 항의에도 반기문 中 열병식 참석

중국의 ‘열병식’ 참석이 중립성에 위배된다는 일본 정부의 강력한 항의에도 유엔(UN) 반기문 사무총장이 애초 계획대로 참석한다는 입장을 일본 측에 전달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유엔에 따르면 반 총장은 “역사의 교훈을 바탕으로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국 열병식에 참여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일본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병식’은 중국이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을 기념하려 벌이는 군사 퍼레이드다. 일본은 반 총장의 중국 열병식 참석은 중립성에 문제를 유발한다고 앞서 강하게 항의했다.

유엔 측은 “반 총장은 폴란드, 우크라이나 그리고 러시아 등지에서 열린 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행사에도 일정이 허락하는 한 참석해왔다”며 “오히려 같은 성격의 행사를 두고 어떤 나라가 하는 행사에는 참석하고, 다른 나라가 하는 행사에는 불참하는 것이 중립성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특히 반 총장은 열병식 참석 의사를 밝히는 과정에서 ‘역사’ ‘교훈’ 등의 단어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과거사 반성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자세와 이번 항의에 반 총장이 우회적으로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은 최근 중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의 기여와 희생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지난 25일 발표한 열병식 참석 외빈 명단에는 반 총장을 포함해 총 59명의 이름이 올랐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