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
유엔은 일본과 독일이 일으켜 인류문명을 위기로 몰아넣었던 제2차 세계대전의 전화(戰禍) 위에서 국제평화를 지향하기 위해 1945년 창설됐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70년간 세계정부의 얼굴이자 평화메신저 역할을 수행해 왔다. 전쟁의 반성과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이 그의 중요 업무다. 그 상징으로 역대 유엔 사무총장은 유럽의 제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5월8일)이나 러시아의 전승기념일(5월9일)에 꾸준히 참석해 왔다. 지난 5월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전승절 70주년 기념 행사에도 반 총장은 참석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
이번에 동아시아 전국(全局)을 조망하지 못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협량(狹量)함을 다시 본 것도 씁쓸하다. 아베 총리의 일본 정부는 반 총장의 중국 전승절 참석을 경망스럽게 시비걸 게 아니다. 오히려 러시아 전승절 65주년에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의 갈등 속에서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으로서는 유일하게 러시아 전승절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같은 전범국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화해 행보를 보며 ‘진정한 미래’가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
김청중 외교안보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