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관계자는 2일 "빅데이터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게 필수적이라서, 업계는 비식별화 조치된 개인정보의 경우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게 명시된 가이드라인을 기대했다"며 "하지만 방통위의 개인정보 비식별화 조치에 관한 규제(가이드라인)로 사업 활성화가 저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방통위는 가이드라인의 적용 범위를 제정 취지와 달리 최초 수집 시부터 비식별화 처리돼 수집된 정보만으로 한정시켰다.
그 외에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기존에 수집해 보유하고 있는 개인정보 관련 데이터는 이 가이드라인 범위에서 제외된다는 게 방통위의 입장으로 알려졌다.
또 '비식별화 조치' 자체도 수집한 개인정보를 이용하는 방법 중 하나로 분류해 당초 동의 받은 목적에 빅데이터 분석 목적이 명시돼 있지 않을 경우에는 활용 시 법 위반으로 해석될 우려까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비식별화 처리는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목적으로 개인정보의 일부 또는 전부를 삭제하거나 대체함으로써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해서도 특정인을 식별하기 어렵도록 하는 조치"라며 "현재로선 이를 시행하는 것 자체가 정보통신망법 제24조가 금지하는 개인정보의 목적외 이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개인정보 데이터를 비식별화 조치해 빅데이터 분석 및 산업 진흥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통신업계 다른 관계자는 "개인정보의 비식별화 조치는 정보통신망법상 개인정보의 '이용'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이를 해결하려면 정책적 측면에서 이미 수집한 개인정보를 빅데이터 분석 목적으로 비식별화하는 것은 개인정보의 목적 외 이용으로 보지 않고 허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학계에서도 비식별화 조치가 완료됐거나 가능한 정보에 대해서는 산업 활성화 측면에서 허용하는 게 옳다는 입장이다.
통신학계 관계자는 "개인 식별화가 되지 않는 수준으로 조정을 통해 비식별화를 하게 되면 개인정보 침해 문제 발생 가능성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며 "기존에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으로 개인정보 문제는 민감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그간 사고들이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도덕적 해이 또는 관리 부실로 생긴 것이라는 점에서 법적으로 데이터 활용에 대해 무조건 제약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보를 비식별화 조치할 수 있는 충분한 방법과 기술을 국내 사업자들이 갖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기업들이 개인정보를 이윤 추구만이 아닌 고객 혜택 강화적인 측면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실제 그렇게 활용한다면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올해 초 산업 활성화를 위해 대폭 규제가 완화된 분야인 핀테크와 마찬가지로 빅데이터 역시 사전규제가 아닌 사후규제로 관리하는 게 맞다는 의견도 나왔다.
통신학계 다른 관계자는 "지난 3월 강길부 새누리당 의원이 비식별조치를 법률에 규정해 빅데이터 활용을 증진하면서 사후규제를 통해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며 "사전규제로 산업 전반에 제약을 두기 보단 사후규제를 통해 문제 발생 시 기업들이 철저히 책임지는 생태계를 만들어 빅데이터를 공공이익을 위해 활용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박종진 기자 tru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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