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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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일간지 기자 공무원 협박·상해 혐의 검찰 송치

제주 지역 일간지 기자의 고위공무원 폭행 의혹과 투신 사건을 수사 중인 제주서부경찰서는 기자의 상해·협박 혐의가 인정돼 해당 기자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 수사 결과 전·현직 고위 공무원들이 B 국장에게 고소를 취하하라는 회유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H(41) 기자는 지난 달 19일 밤 11시40분쯤 제주시 연동의 한 아파트 앞 사거리에서 제주시청 B(57) 국장을 우연히 만나, B 국장 일행 K씨에게서 술 자리를 함께 하자고 권유를 받고 이동하던 중 B 국장이 뒷날 업무 관계로 술을 마시지 못하겠다며 귀가하려 하자, ‘공무원을 그만두게 만들겠다‘는 취지의 협박을 하고 B 국장에게 팔꿈치 등으로 수차례 폭행을 해 2주간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B 국장이 사건 발생 4일 후인 지난 달 23일 투신 자살을 시도하자 H 기자에 의한 추가 압력이나 협박이 있었는 지와 투신 경위 등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수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H 기자가 사건 발생 이후 B 국장을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한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H 기자가 B 국장의 직장 상사·동료들과 수시로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은 확인했지만, B 국장에게 신분상 불이익을 주기 위한 협박이나 강요를 했다고 볼 수 있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B 국장이 직장 등 주변 모든 사람이 사실의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고소를 취하하라는 회유에 대한 부담감과 사실 왜곡에서 오는 외로움, 언론사를 이길 수 없다는 의식이 팽배해진 공직사회 무력감 등으로 자살을 통해서 진실을 밝히고 싶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B 국장은 지난 달 23일 오전 5시50분쯤 K씨 건물 4층에서 뛰어내려 요추 골절 등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