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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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 무장' 부시, 연일 트럼프 때리기

美공화 대선 막말 경쟁
“그(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보수주의자가 아니다.”

“(젭 부시 후보가 기자들을 만나 스페인어를 사용했지만) 미국에서는 영어를 쓰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주자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와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험담’을 주고받고 있다. 트럼프의 ‘막말’에 반응을 자제했던 부시 전 주지사는 2일(현지시간)부터 ‘거친 말’로 반격하면서 언론에 오르내리는 시간을 부쩍 늘리고 있다. CNN방송과 ABC방송은 파이팅을 보여주지 못했던 부시 전 주지사가 거침없는 말로 트럼프를 공격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부시 전 주지사는 앞서 1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유세를 끝내고 스페인어로 트럼프의 행태를 비꼬았다. 그는 “트럼프는 모든 것을 자기 기준으로 말한다”며 “자신과 생각이 같지 않으면 멍청하거나 에너지가 없다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날 트럼프의 과거 발언을 모은 80초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트럼프가 공화당의 가치를 지니지 못했다고 공박했다. 오래전 제작된 공개 동영상에는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원하며 호감을 보이는 등 공화당 입장과 상반되는 발언들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는 오히려 일부 유세현장에서 영어 대신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부시 전 주지사를 비판했다. 공개된 동영상에 대해서는 “당시(15년 전)에는 공화당이 제대로 못하고 있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도 한때 민주당 성향이었지만 나중에 변한 것처럼 나도 변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부시 전 주지사는 말을 아꼈지만 점차 존재감을 잃어가자 ‘트럼프 때리기’로 방향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 부시 전 주지사 진영에서는 ‘트럼프 따라하기’가 선거유세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