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4일 내년 총선 이후 지도체제를 최고위원회에서 대표위원회로 변경하는 9차 혁신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작심한 듯 “혁신위를 흔들고 혁신안을 바꾸려는 의도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도 당을 책임졌던 사람들이 혁신의 반대편에서 자신의 기득권, 자신의 정치를 위해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며 “계파와 기득권을 위했던 사람들이 지도부에 있었기에 우리당이 지금 혁신의 수술대 위에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일 안 전 대표가 혁신위에 대해 “혁신은 실패했다”고 혹평한 데 발끈해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김 위원장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안 전 대표에 대해 “그렇게 성급하고 무례하게 얘기하는 건 무책임한 면이 있다고 본다”고 신랄히 비판했다.
9차 혁신안 발표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가운데)과 혁신위원들이 4일 국회 정론관에서 내년 총선 이후 지도부 체제를 최고위원회에서 대표위원회로 변경하는 9차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주류 진영에서는 그러나 혁신안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안 전 대표의 혁신위 평가나 야당 바로 세우기 운동을 하자고 한 것을 긍정적으로 본다”며 “더 혁신해야 하는데 혁신하지 못한 게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도 다른 라디오방송에서 “핵심을 찌르는 혁신안을 발표하지는 못했지 않나 하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의 안 전 대표 비판에 대해 트위터에서 “안 전 대표도 발언할 권리와 비판받을 의무도 있다. ‘무조건 입 닫으라’는 아니다”고 꼬집었다.
비노·중도 성향 의원 모임인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도 내주 중 혁신위에 대한 평가와 문제제기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혁신안 인준 절차를 두고 내홍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