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는 오는 10월31일부터 카드론 수수료율을 연 6.5∼25.8%에서 연 5.9∼24.8%로 최저수수료율 0.6%포인트, 최고수수료율 1.0%포인트 낮춘다고 8일 밝혔다. 국민카드는 또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수수료율을 최저 0.1%포인트, 최고 0.4%포인트 낮춘 연 6.4∼27%로 하기로 했다.
카드사들이 줄줄이 수수료율 인하에 나서는 이유는 최근 ‘고금리 카드론’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지난해부터 올해에 걸쳐 1.0%포인트 내렸고, 이에 따라 대부업계와 저축은행 등에서는 금리 인하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카드사는 ‘무풍지대’였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하반기 중에 카드사 수수료 산정 체계가 적정한지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수수료율이 도마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카드사들이 뭇매를 맞기 전에 미리 선수를 친 셈이다.
물론 카드사들이 그동안 수수료율을 그대로 놔둔 것은 아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한 지난해 8월 이후 카드사들은 한두 차례 수수료율을 인하했다. 국민카드는 지난해 9월과 이번에 내린 것을 합쳐서 최저수수료율은 1.0%포인트, 최고수수료율은 1.7%포인트 인하했다. 기준금리 인하 폭보다 크다. 신한카드도 수수료율은 한 차례 인하(최저 1.3%포인트, 최고 1.0%포인트)했다.
그럼에도 금융 소비자들은 수수료율 변화를 느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카드사들이 공시하는 수수료율은 내려갔는데 고객이 내는 수수료율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실에 제출한 각 카드사의 신용등급별 평균수수료율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신용등급 1∼3등급에 적용한 수수료율은 7개 카드사(KB국민·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카드) 평균 12.08%였다. 이 비율은 올해 2분기 11.88%로 0.2%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대부분의 카드사가 카드론을 서비스하는 마지노선인 신용등급 7등급(삼성카드는 6등급)에 적용한 수수료율도 지난해 3분기 평균 18.26%, 올해 2분기는 평균 18.48%로 오히려 0.22%포인트 올랐다. 최저·최고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양 극단에 있는 소수만 수수료율 인하 효과를 누리는 셈이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금융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준으로 수수료율을 내려야 한다”며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아니더라도 금융 소비자들이 자신들이 내는 수수료율이 합리적인 수준인지는 알 정도의 수수료율 산정 관련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