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서평 ‘핵심 부동산 분쟁’

뭔가 이상한 시대다. 아파트 단지에서 최고 전세 가격이 최저 매매가를 넘어선 곳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서울 웬만한 지역에서 2년 만기를 채우고 전세 재계약을 하려면 1억 원을 더 얹어줘야 하는 곳도 많다.

전세에서 월세로의 구조적인 주거 패턴의 변화 때문인지, 단순히 전세 물량 부족에 따른 수급 불균형의 결과인지, 이유야 어떻든, 지금 세 사는 사람들의 현 주소다.

그렇다고 집을 가진 사람은 편안한가. 아닌 것 같다. “내 집의 소유자는 은행”이라는 자조적인 우스갯소리가 횡행한다. 웬만한 이자만 부담하면 쉽게 은행에서 돈을 내준다. 그 돈으로 집을 사고, 언제 오를지 모르는 ‘이자 폭탄’ 공포에 서민들이 떨고 있다.

불안한 주거의 시대다. 우리는 초등교육 과정에서 의·식·주를 인간의 기본권이라고 배웠다. 그 권리 중에서 보장받기 위해 가장 큰 돈이 들어가는 게 주(住 ), 다름아닌 집이다. 우리 문화권은 집이 ‘우주’라고 그 개념을 확장할 만큼 남다른 의미를 부여해 왔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내 집 마련을 인생 최대의 목표로 삼았던 시대상도 반영됐으리라.

그런데, 그 집이? 나와 내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살던 집이, 그 집이 버티고 서 있는 땅이, 내가 목돈을 들여 투자한 수익형 부동산이 법적 분쟁에 휩싸인다면? 그럴 경우 대부분 서민들은 ‘한 방 맞은 것 같은’ 낭패감에 휩싸이게 마련이다.

그럴 때 누굴 먼저 찾아야 할까. 변호사다. 그러나 변호사를 사려면 돈이 든다. 자칫 집값의 수십여 %에 달하는 수임료를 내야할지도 모른다. 부동산 분쟁을 포함한 국내 민사소송의 70%가 이른바 ‘나 홀로 소송’으로 진행되는 이유다.

이런 이들을 위한, 또는 변호사와의 상담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데 필수적인 책이 나왔다. 강민구 변호사가 쓴 ‘핵심 부동산 분쟁’(박영사)이다.

강민구 변호사는 법무법인 ‘진솔’의 대표변호사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부동산과 형사 분야에 뛰어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그런 강 변호사가 쓴 ‘부동산 분쟁’은 현장에서 축적한 수많은 노하우가 집약된 책이다.

법에 문외한인 사람들도 쉽게 부동산 관련법들을 접근할 수 있도록 실생활에 꼭 필요한 쟁점들만 추려서 담아놓은 것이 특징이다. 소유, 합유, 총유 등 부동산의 소유관계 전반에서 시작해, 지상권, 가압류, 유치권, 명의신탁, 명도, 주택임대차, 경매 등 부동산 분쟁 전반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생생한 현장 경험과 최신 판례들은 덤이다. 판례는 색인까지 만들어 당사자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게 구성했다. 최근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아직 현장에선 모호한 적용 단계인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권리금보호규정과 대항력, 계약갱신청구권 등에 대해서도 자세한 해설이 붙어있다.

강 변호사는 “일반 서민에게 부동산은 곧 전 재산”이라며 “23년간 검사와 변호사로 생활을 하면서 체험에서 우러나온 실무 내용과 최신 판례를 중심으로 책을 구성했으며, 이 책이 부동산과 관련 있는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소송은 현대인이 피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럴 때 최소한 내 권리와 재산이 침해받지 않을 정도의 준비는 필요하지 않을까. 하물며 그 소송의 대상이 내가 평생 월급을 모아, 또는 목돈을 들여 투자한 부동산이라면? ‘핵심 부동산 분쟁’ 일독을 권한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강민구 변호사 약력>

■학력

▲고려대 법학과 졸업

▲미국 노스웨스턴 로스쿨 (LL.M.) 졸업

▲제31회 사법시험 합격(사법연수원 21기)

▲미국 뉴욕주 변호사 시험 합격

■경력

▲법무법인(유) 태평양 기업담당 변호사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 검사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 검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부 검사

▲미국 듀크대학교 로스쿨 방문 교수(Visiting Scholar)

▲울산지방검찰청 특수부 검사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 검사

▲K&P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Wagners Law Firm 캐나다 근무

▲법무법인 이지스 대표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전문분야 등록 (부동산, 형사법)

▲서울시 건설업청문주재자

▲분당경찰서 경우회 자문변호사

▲예스폼 법률서식 감수변호사

▲전자문서·전자거래 분쟁조정위원

▲TV로펌 법대법 출연 (부동산법 자문)

▲법무법인 진솔 대표변호사(현재)

■수상

법무부장관 최우수검사상 수상(2001년)

■저서

뽕나무와 돼지똥 (아가동산 사건 수사실화 소설, 2003년 해우출판사)

핵심 부동산분쟁(2015년 박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