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을 물리치던 ‘엑스맨’ 시리즈의 ‘울버린’ 휴 잭맨이 이번에는 악당의 우두머리가 되어 돌아왔다. 그는 조 라이트 감독의 새 영화 ‘팬’에서 거대한 악한 ‘검은 수염’ 역을 맡아 어린 주인공 피터팬(리바이 밀러)을 끊임없이 위협한다.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그를 1일 오후 도쿄 페닌슐라호텔에서 만났다.
“라이트 감독은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내면서도 과감한 이야기를 펼쳐내는 재능을 지녔어요. 관객들은 전에 본 적 없는 영화 속 영원히 늙지 않는 나라 네버랜드를 경험하게 됩니다. 동심을 그린 영화는 진지함을 내려놓고 자유로운 마음으로 촬영할 수 있어서 좋아요. 여러가지 색채와 기이한 영상으로 독특한 세계를 만들었어요.”
갓난아기 때 고아원에 버려진 피터는 네버랜드를 장악한 해적 ‘검은 수염’ 일당에게 납치되어 끌려가면서 자신의 출생에 얽힌 비밀을 알게 된다. 검은 수염은 ‘하늘을 나는 소년이 나타나 자신에게 대적한다’는 예언의 주인공이 피터임을 알아채고 그를 제거하려 한다. 피터는 검은 수염에게 대적하기 위해 네버랜드에서 만난 후크와 힘을 합친다.
“제이 매튜 베리가 쓴 원작이 지닌 특유의 기이함을 살리려고 했어요. 무척 독특한 책입니다. 아이들의 지능을 얕보지 않아요. 선한 자와 악한 자가 따로 없고요. 피터팬부터 등장인물 모두가 결함을 지니고 있거든요. 그리고 이들이 보여주는 이중적인 성격도 맘에 들었습니다. 인간은 선과 악, 두 가지 모습을 모두 갖추고 있어요. 우리를 강하게 만드는 것은 용기입니다. 용기는 우리를 더 좋은 사람으로 바꾸어 주죠. 친절하고 남을 배려하는 사람으로요. 하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나쁜 사람이 되는 게 훨씬 쉽거든요. 존중받고 싶다면 먼저 다른 사람을 존중해야 해요. 용기의 힘으로 가능한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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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조 라이트 감독, 피터팬 역의 리바이 밀러, 검은 수염 역의 휴 잭맨. |
그의 ‘한국 사랑’은 무척이나 유명하다, 서울시 홍보대사를 맡을 만큼. 왜 한국을 좋아하는지 물었다. “회계사인 아버지는 한국에서 몇 해를 살다 왔는데 ‘경제 미래는 한국에 있다’고 자주 말했어요. 어릴 때부터 한국의 문화와 전통에 관심을 갖게 되었죠. 몇 주 전에는 딸아이가 한복을 입고 학교에 가겠다고 해서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이날 인터뷰 자리에는 라이트 감독과 리바이 밀러가 동석했다. ‘엑스맨’ 시리즈로 두각을 드러낸 휴 잭맨은 ‘레미제라블’을 통해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는가 하면, 골든 글로브상 남우주연상을 탔다. 2009년에는 81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진행했고 이 진행으로 에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도쿄=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