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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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해외 무관부 암호장비 도난, 기밀유출 가능성 없다"

 


해외 주재 한국 대사관 무관부에서 사용하는 암호장비가 도난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군 당국은 "암호 등 기밀이 유출됐을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마지막 사용 이후 4개월이 지나서야 분실 사실을 확인하는 등 '관리 부실' 논란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12일 “A 국가에 파견된 무관부 암호장비가 분실된 것을 지난해 10월 파악했다”며 “마지막으로 사용한 것은 이보다 4개월 전은 같은해 6월경”이라고 밝혔다.

분실된 암호 장비는 ‘NX-02R’이라는 명칭으로 팩스를 통해 전달되는 비밀문서를 암호로 바꿔준다. 간단한 조작만으로 암호화가 가능하다.

이 장비는 2011년 국방과학연구소(ADD) 현지 사무소에 배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ADD는 3개 국가에 현지 사무소를 설치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암호장비가 사라진 사실을 파악한 것은 지난해 10월 14일"이라며 "마지막으로 사용된 것은 6월 3일이었으며, 2012년부터 3년간 이 암호장비가 사용된 실적은 3번"이라고 설명했다.

장비 분실로 정부와 외국 주재 무관부가 주고 받는 비밀문서의 암호체계 유출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암호장비를 무단으로 개봉하면 그 순간에 암호키를 자동으로 삭제시킨다"며 암호가 유출될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10월 16일 분실 사실을 보고받은 군은 국정원과 국군기무사령부, 국방정보본부 등 정보·보안당국의 조사를 통해 ADD 해당 직원 1명에 대해 감봉1개월의 경징계 처분을 내렸다. 군은 중징계를 내릴 예정이었으나 국방과학분야에서의 업적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사고 발생 이후 동일한 암호 장비의 사용중지 지시를 내렸다. 장비를 모두 수거해 암호 키를 변경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암호장비를 누가 어떤 목적으로 훔쳤는지, 암호체계가 유출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