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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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의 뜨락] 혼자 먹는 저녁

고두현

곰칫국
밥 말아 먹다
먼 바다 물소리 듣는데

저녁상 가득 채우는
달빛이 봉긋해라

가난한 밥상에도 바다는 찰랑대고
모자라는 그릇 자리 둥근 달이 채워 주던
그 밤의 숟가락 소리

달그락거리며 쓰다듬던
곳간의 밑바닥 소리

이제는
잔가시 골라 건넬
어머니도 없구나

-신작시집 ‘달의 뒷면을 보다’(민음사)에서

◆ 고두현 시인 약력

▲경남 남해 출생 ▲199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늦게 온 소포’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 시산문집 ‘마흔에 읽는 시’ ‘마음 필사’ 등 ▲시와시학 젊은시인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