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세대와 베이비부머 모두가 불안에 빠진 한국사회의 원인은 사회구조와 고용불안정, 책임은 정부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2030세대가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진 이는 거의 없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청년세대와 베이비부머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 청년세대와 베이비부머 모두에게 현재의 삶이 결코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먼저 지금 살고 있는 시대가 청년세대에게 어떻게 느껴질지를 묻는 질문에 전체 10명 중 9명이 경쟁이 지나치고, 해야 할 것이 많으며 피곤한 시대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연애와 결혼도 꿈꾸지 못한 채 좁은 취업문턱 앞에서 좌절하고 있는 청년세대의 현재가 매우 힘들고 불안정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인 것이다. 또한 돈 있는 사람들만 쉽게 살아갈 수 있고 청년세대가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라는 평가도 많았다.
트렌드모니터 관계자는 “현재가 풍족한 시대이며 기회가 많은 시대란 평가는 낮은 수준이었다”면서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청년세대들에게 풍족한 시대이며 기회가 많은 시대라는 데 동의하는 못하는 태도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청년세대 스스로가 현실을 훨씬 비관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년세대만큼이나 베이비부머세대의 현실도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베이비부머에게 요즘 살고 있는 시대는 돈 있는 사람만 쉽게 살 수 있으며, 피곤한 시대라는 평가가 가장 많았다. 또한 살아가기 어렵고 해야 할 것이 많으며 대물림이 뚜렷해지고 경쟁이 지나친 시대로 느껴질 것이라는 의견도 상당했다.
2030세대를 떠올릴 때 연상하는 대표적인 이미지는 ‘안쓰럽다’는 것이었다. 유례없는 취업난에 헤매는 청년세대를 바라보는 시선에 안타까움이 짙게 깔려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불쌍하다(48.9%) ▲이기적이다(48.5%) ▲바쁘다(41.6%) ▲희망이 없다(38.8%) ▲의지가 없다(37.1%) ▲불행하다(35.3%) ▲답답하다(33.7%) 등 대체로 부정적인 이미지들을 청년세대에게서 많이 떠올리는 모습이었다.
다만 연령이 낮을수록 청년세대가 마주한 어려운 현실상황을 많이 떠올리는 반면, 청년세대의 태도 자체를 좋지 않게 평가하는 경향은 연령이 높을수록 강해 뚜렷한 세대간 인식차이도 살펴볼 수 있었다.
반면 베이비부머세대에게서 가장 먼저 연상하는 이미지는 ‘열심히 일하고 부지런하다’는 점이었다. 특히 스스로가 베이비부머인 50대 응답자들이 열심히 일하며 부지런하다는 좋은 평가를 많이 내렸다.
베이비부머와 청년세대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조사 결과, 앞으로 2030세대가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고 바라보는 시각은 전체 10명 중 4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30세대 스스로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낮은 수준으로 평가했다.
전체 44.3%는 현재의 2030세대가 역사상 유례가 없는 불행한 세대라고도 생각했는데, 역시 청년세대가 자신들의 불행함을 훨씬 크게 인식하는 모습이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언제든지 이 땅을 떠날 의향이 있다는 의견에도 역시 젊은 층이 높은 동의율을 보였다.
물론 전체 60.8%가 어느 시기나 청년세대가 힘든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으며, 요즘 2030세대들이 너무 곱게 자란 것 같다는 의견도 69%에 이를 만큼 청년세대의 태도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상당했다. 요즘 2030세대들은 도전정신이 부족한 것 같다는데도 전체 절반이 동의했다.
특히 고연령층일수록 현재 청년세대가 너무 곱게만 자랐고, 도전정신이 부족하다는 부정적인 시각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청년세대를 바라보는 세대간 인식차이가 뚜렷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베이비부머를 바라보는 시각 또한 마찬가지였다.
전체 10명 중 7명이 5060세대가 지금의 2030세대보다 더 힘든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젊은 층에서는 상대적으로 부모세대의 어려움에 대해 별로 공감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베이비부머와 청년세대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한국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고용의 불안정성을 공통적으로 첫손에 꼽았다.
2030세대가 겪는 어려움과 관련해서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68.8%·중복응답)와 불안정한 고용구조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단연 높았다. 모든 연령에서 청년세대 문제의 원인이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불안정한 고용구조 때문이라는 인식을 함께 했다.
또한 ▲어려운 취업 시장(52.9%) ▲넘쳐나는 고스펙 경쟁자(52.8%) ▲좋은 직업만 가지려는 청년세대 자신(48.4%) ▲점점 어려워지는 내수시장(34.2%) ▲대학 학자금 대출(32%) 등이 원인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다만 당사자인 젊은 층은 어려운 취업시장을 원인으로 많이 보는 반면, 고연령층은 좋은 직장만 찾는 청년세대에게서 원인을 많이 찾고 있어 세대별 시각차이가 크다는 것을 보여줬다.
노후문제, 연금문제, 정년연장 등 베이비부머를 둘러싼 다양한 문제들의 가장 큰 원인도 한국사회의 구조적인 문제(84.7%·중복응답)와 불안정한 고용구조라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었다. 그밖에 ▲어려워지는 내수시장(61.5%) ▲너무 많은 부채(46.6%) ▲어려운 성장과정(39.7%)이 원인이라는 인식이 뒤를 이었다.
2030과 5060 문제의 책임 주체는 역시 정부라는 것이 공통된 시선이었다. 청년세대 문제의 책임은 정부(76.3%, 중복응답)에게 있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는데, 특히 젊은층일수록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가 강했다. 다음으로 대기업(39.4%)과 청년세대 스스로(39.3%)에게 청년문제의 책임이 있다는 의견이 많았으며, 여당(34.4%)과 야당(25.9%)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뒤를 이었다.
베이비부머 문제와 관련해서도 전체 10명 중 8명이 정부에게 책임을 묻고 있었다. 역시 젊은 세대가 정부에게 불만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베이비부머 문제의 또 다른 책임 주체로는 ▲5060 세대 당사자(39%) ▲여당(36%) ▲대기업(30.8%) ▲야당(27.2%) 등을 꼽았다.
요즘의 청년세대를 지칭할 때 흔히 사용하는 5포세대라는 표현과 관련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67.1%가 표현의 적절성에 동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애와 결혼, 출산은 물론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한다는 뜻의 5포세대가 그만큼 현재 청년세대의 현실을 잘 반영한다고 느끼는 것으로, 특히 당사자인 젊은 층으로 갈수록 동의율이 높았다.
반면 청년세대를 지칭하는 또 다른 표현인 ‘달관세대’에 대한 동의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45.5%가 ‘돈을 적게 벌어도 만족하며 사는 젊은 세대’라는 뜻의 달관세대가 청년들을 상징하는 적절한 표현이라고 바라봤다.
한편 정부가 펼치고 있는 다양한 경제정책들이 어떤 세대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를 평가해본 결과, 현 정부에서 강력하게 추진중인 창업지원의 경우 30대에게 적절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40대와 20대가 창업지원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공공임대주택 보급정책은 30대에게, (재)취업지원은 50대에게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꼽혔다. 또한 5060세대에게는 귀농 및 귀촌 권장정책과 정년보장 공공 일자리 정책이, 60대 이상 고령층에게는 공공요금 감면과 의료비 감면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에 비해 세금감면의 혜택은 대부분의 세대에게 필요한 정책이라는 인식이 뚜렷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