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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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연비 논란… 현대·기아車 대대적 개선 작업

EPA, 90만대 중 35% 과장 발표
2년후 25% 향상 목표 로드맵 제시
7단 DCT 장착 평균연비 8% 향상
초고장력강판 비중 늘려 車 경량화
현대·기아차도 2012년 미국 환경보호청(EPA) 조사로 현대차 8개와 기아차 5개 모델의 연비가 실제보다 높게 표시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막대한 비용을 치렀다. 현대·기아차는 이후 대대적인 연비 개선 작업에 나섰고, 실제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의 연비는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EPA는 2012년 “2010년 이후 미국에서 판매된 현대·기아차 90만여대 가운데 35%의 연비가 과장됐다”고 발표했고, 현대·기아차는 이들 13개 차종의 연비를 즉각 조정했다. 2년 뒤인 지난해 11월 현대·기아차는 검찰 고발 등 미국 정부의 후속 행정절차를 종결하기 위해 EPA 및 캘리포니아 대기국과 1억달러를 내고 합의했다. 현대차는 5680만달러, 기아차는 4320만달러를 사회적 배상금으로 납부했고, 온실가스 배출량 규제에 적용되는 온실가스 크레딧 475만점을 차감당했다. 당시 현대·기아차는 “앞으로 연비시험, 교육 등을 위한 독립조직을 신설하고 2015∼2016년형 모델의 연비 검증활동을 계속하겠다”면서도 “연비 변경은 미국 연비시험 절차상의 규정 해석과 시험환경 및 방법의 차이로 인해 발생한 사안이라 법규 위반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고 강변했다.

EPA와 합의가 이뤄진 직후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기업 평균 연비를 2014년보다 25% 향상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 ‘2020 연비향상 로드맵’을 발표했다. 2012년 미국에서 불거진 연비 논란 직후 정몽구 회장의 지시로 전사적인 연비향상 계획이 수립됐고, EPA와 합의 직후 본격적으로 시행된 것.

특히 가솔린 엔진 라인업을 강화하면서도 당시 독일차들의 인기 배경인 디젤 엔진 개발도 서둘렀다. 8단이 최대인 변속기 다단화에도 나섰다. 현대차 관계자는 “가솔린 엔진은 11∼13%, 디젤 엔진은 16∼18%, 변속기는 2∼9%의 연비 개선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장담했다.

여기다 일반 강판 대비 무게는 10% 가볍지만 강도는 2배 뛰어난 초고장력 강판 비중을 2018년까지 48∼62%까지 끌어올리고, 알루미늄과 플라스틱, 탄소섬유 등 다양한 경량화 소재를 확대 적용해 주요 차종 중량을 평균 5% 이상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 경량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엑센트 등 소형차는 물론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투싼 등에 7단 DCT(듀얼클러치 트랜스미션)를 장착해 평균 연비를 8%가량 향상시켰다.

현대차 관계자는 “향후 연비가 전 세계에서 현대·기아차의 확실한 강점으로 각인될 수 있도록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