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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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시정연설… '역사 정국' 반전 노리나

27일 시정연설서 대국민 설득… 朴대통령 향후 행보는
청와대는 23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5자 회동’ 평가 등을 담은 공식 논평을 자제한 채 침묵을 지켰다. 전날 여야 브리핑에서 회동 내용이 공개되면서 정치권의 대치 격화로 정국이 ‘꽁꽁’ 얼어붙은 탓이다. 청와대로선 평가 자체가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마치고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새해 예산안 처리와 공무원 연금 개혁안을 비롯해 경제 재도약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자료사진

◆朴대통령, 시정연설 집중… 2차 개각 고심하며 개혁 매진

박 대통령은 27일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노동개혁 등 4대 개혁 완수 의지를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직접 여론전에 나서 지지층을 결집하고 국정 추동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박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주요 국정과제의 필요성을 정제된 화법으로 절절한 심정을 담아 호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정면돌파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국정화 반대가 높아지고 역사학과 교수들의 집필 불참선언이 잇따르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민심이 정부·여당에 불리한 쪽으로 흐르자 역사교육에 대한 철학과 소신을 재천명하고 각종 민생법안의 국회 계류 상황을 부각해 여론 반전을 시도하겠다는 계산이 읽힌다.

2차 개각 폭과 시기도 관심이다. 이는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당 복귀가 확실시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의 후임 인선 작업과 맞물려 있다. 출마설이 도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등도 개각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12월1일 임기가 끝나는 김진태 검찰총장의 후임 인선도 본격화하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감안하면 내달 중순 이전에 인사가 발표돼야 한다.
韓·보츠와나 정상회담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한·보츠와나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세레체 카마 이안 카마 대통령과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회담 후 두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양국 정부는 보츠와나의 500억원 규모 정부 조달사업에 우리 기업이 수의 계약으로 진출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전자정부협정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朴대통령 “‘그년’ 하셨죠”, 李 “그땐 ‘죄송’”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전날 5자 회동의 일부 에피소드를 이날 공개했다. 원 원내대표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회동을 마치고 참석자와 악수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아까 뵈니까 인상도 좋으시고, 말씀도 참 잘하시는데, 예전에 저보고 ‘그년’이라고 하셨잖아요”라고 말을 건넸다. 이어 “인물도 훤하시고 말씀도 잘하시면 앞으로 인기가 더 좋아지실 텐데…, 앞으로 잘하고 갑시다”라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2012년 8월 자신의 트위터에 새누리당 공천헌금 파문을 언급하며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를 ‘그년’으로 지칭했다가 거센 비난을 받았다. ‘그녀는’의 오타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 원내대표는 갑작스러운 박 대통령 언급에 당황하며 “그땐 죄송했습니다. 사과드립니다”고 답했다.

또 이 원내대표는 5자 회동에 앞서 대화 내용을 휴대전화에 녹음해도 되느냐고 요청했으나, 박 대통령은 웃으며 “청와대를 어떻게 알고 그러세요”라고 거절했다.

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