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판을 손에 넣었을 때 맛볼 수 있는 뿌듯함과 우월감에 취해 쌀쌀한 날씨에도 며칠째 노숙을 자처하는 이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서울 명동과 압구정동 등에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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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스웨덴 패션 브랜드 H&M 명동 매장 앞에서 수십명의 고객들이 캠핑 의자와 담요 등을 구비한 채 5일 오전 8시부터 명동점 등 4개 매장에서 판매되는 한정판 상품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원 기자 |
H&M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예년에는 보통 출시 이틀 전부터 대기 줄이 생겼는데, 올해는 지난 주말부터 명동 눈스퀘어점 앞에 나타났다”며 “이번에는 30세의 나이로 발망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수석 디자이너)에 오른 올리비아 루스탱과 협업했다는 소식에 입소문을 더 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에 출시되는 협업 제품은 자카드 실크블라우스가 11만9000원, 인조 ‘퍼레더’ 재킷이 15만9000원, 컬러블록 드레스가 9만9000원으로 책정되는 등 재킷과 바지, 셔츠 대부분이 10만원대이다. 프린트티셔츠와 클러치(손가방)는 5만원 안팎이다. 이 관계자는 “명동 매장은 물론이고 이번 협업상품이 출시되는 압구정점과 서울 롯데 잠실점, 부산 신세계센텀시티점에도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고 말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힘들게 한정판을 손에 넣은 뒤 며칠간 입어 기분을 내고는 인터넷 중고시장에 구매가보다 비싸게 내다 파는 ‘합리적인 소비자’도 있다”고 귀띔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