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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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산 폭격기’ 3인방 V-리그 판도 뒤흔든다

15-16 시즌도 전력의 핵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프로배구 V-리그는 ‘쿠바 돌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시몬스터’ 로버트랜디 시몬(OK저축은행)을 필두로 오레올 까메호(현대캐피탈), 마이클 산체스(대한항공)까지 ‘쿠바산 폭격기’ 3인이 올 시즌 V-리그 판도를 쥐락펴락하는 모양새다.

지난 시즌에는 남자 프로배구의 7명 외국인 선수 중 과반수가 넘는 4명이 쿠바 출신 선수들이었다. 그중 레오(삼성화재)와 시몬이 개인 기록과 팀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V-리그를 평정했다.

정규리그에선 득점 1위(1282점), 공격종합 2위(56.89%)에 오르고 삼성화재를 1위로 이끈 레오의 판정승. 그러나 챔피언 결정전에선 시몬이 레오를 압도했고, 그 결과 OK저축은행이 창단 2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산체스도 득점 4위(1026점)에 오르며 선전했으나 대한항공이 4위로 포스트시즌 탈락하면서 빛을 보지 못했고, 우리카드의 오스멜 까메호는 기량미달로 일찌감치 퇴출됐다.

올 시즌엔 7명 외인 공격수 중 쿠바 출신은 3명으로 지난 시즌에 비해 1명이 줄었다. 그러나 여전한 존재감을 뽐내며 시즌 초반 V-리그 판도를 주도하고 있다. 먼저 V-리그 2년차를 맞은 시몬은 지난 7월 무릎 수술로 시즌 초반 결장이 예상됐으나 괴물 같은 회복력을 바탕으로 개막전부터 출격해 지난 시즌의 활약을 재현하고 있다.

시몬은 4일 현재 득점 2위(179점), 공격종합 2위(59.68%), 블로킹 1위(세트당 0.714개)에 올라 있다. 덕분에 OK저축은행은 승점 18(6승1패)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며 V-리그 2연패를 향해 순항 중이다.

2012~13시즌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소속으로 뛴 오레올은 유니폼을 현대캐피탈로 갈아입고 세 시즌 만에 V-리그 코트로 돌아왔다. 세터 출신 레프트 공격수로 기본기가 탄탄한 오레올은 리시브를 받으면서도 타점과 파워를 겸비한 공격력까지 자랑해 공·수에 걸친 공헌도는 외인 중 최고다. 최태웅 감독이 올 시즌 공언한 현대캐피탈의 ‘스피드배구’가 예상보다 일찍 자리 잡은 것은 오레올의 존재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레올은 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전통의 라이벌’ 삼성화재전에서도 23점을 몰아치며 현대캐피탈의 3-0(26-24 25-23 25-21) 완승을 이끌었다.

반면 V-리그 3년차로 최장수 외국인 공격수인 산체스는 경기력이 들쑥날쑥하다. 대한항공이 시즌 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이유는 풍부한 선수층 외에도 그간 다수의 세터들과 맞추느라 힘들어 했던 산체스가 군 제대한 국가대표 주전세터 한선수와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된 게 가장 컸다.

그러나 빠른 토스워크의 한선수와 세계 최고 테크니션 산체스의 조합은 시즌 초반 삐걱거리고 있다. 산체스의 고질병인 허리 통증 때문. 성적도 득점 9위(101점), 공격종합 8위(49.40%)로 저조하다.

한편 4일 화성에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IBK기업은행이 KGC인삼공사를 3-0(25-20 25-9 25-16)으로 꺾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천안=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