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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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게이트'로 수입차 무너지다…독일 '빅4' 판매 모두 하락

폴크스바겐 그룹의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사태 여파가 10월 국내 수입차 시장을 초토화시켰다. 수년간 지속된 독일·디젤차 신화가 한번에 무너졌다. 폴크스바겐을 비롯해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독일차 빅4의 판매가 전달에 비해 모두 두자릿수 이상 줄었다. 이 때문에 전체 수입차 판매도 14.5% 감소한 1만7423대를 기록했다. 매년 두자릿수 이상 성장한 수입차 시장이지만 디젤게이트 여파로 지난해 평균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낸 것. 독일차 판매가 모두 줄었고, 디젤차 판매 성장세도 한번에 꺾였다.

특히, 디젤게이트를 촉발한 폴크스바겐 판매량은 전달에 비해 67% 이상 감소하면서 1000대 미만으로 떨어진 반면, 푸조가 유로5 차량 판매 시한을 10여일 앞두고 차량을 모두 소진하면서 처음으로 판매 ‘톱4’에 진입했다.

독일차 4강 체제가 깨진 것도 드문 일이지만, 미국과 일본차 업체가 아닌 프랑스 업체가 5위권에 진입한 것도 이례적이다. 푸조 2008은 지난달 719대가 팔리면서 브랜드 처음으로 베스트셀링카 1위를 차지했다.

‘디젤 게이트’ 여파는 국내 수입차 전체 판매량을 끌어내렸다. 폴크스바겐 판매 급락 외에도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판매량이 전달에 비해 각각 14.2%, 10.0%, 27.0%씩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66%가 넘었던 독일차 비율은 지난달 60%로 뚝 떨어졌고, 66.9%에 달했던 디젤차 비율도 63.5%로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수치상으로만 놓고보면 독일·디젤차 신화가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폴크스바겐 이슈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한 관측도 나온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10월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전월 보다 14.5% 감소한 1만7423대로 집계됐다.

브랜드별 등록대수는 메르세데스-벤츠 3713대, BMW 3156대, 아우디 2482대, 푸조 1071대, 폴크스바겐 947대, 포드 801대, 도요타 792대, 랜드로버 744대, 렉서스 731대, 미니 690대, 크라이슬러 509대, 닛산 430대, 볼보 326대, 포르쉐 318대, 재규어 274대, 인피니티 134대, 혼다 132대, 캐딜락 59대, 벤틀리 49대, 피아트 33대, 시트로엥 29대, 롤스로이스 3대였다.

국가별로는 유럽 1만3835대(79.4%), 일본 2219대(12.7%), 미국 1369대(7.9%) 순이었다. 연료별로는 디젤 1만1057대(63.5%), 가솔린 5367대(30.8%), 하이브리드 956대(5.5%), 전기 43대(0.2%) 순이었다.

베스트셀링 모델은 푸조 2008 1.6 e-HDi(719대), 렉서스 ES300h(492대), 메르세데스-벤츠 E220 블루텍(437대) 순이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