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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돔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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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형(半球形) 지붕을 돔이라 부른다. 건축 공사에서 가벼운 구조체로 넓은 공간을 덮을 때 널리 쓰인다. 로마시대 신전이나 르네상스시대 교회에서 돔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라틴어 ‘domus dei(신의 집)’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날씨와 상관없이 언제든 경기할 수 있는 옥내 구장을 돔구장이라 한다. 지붕이 대부분 돔 형식이기 때문이다. 지붕은 경기장과 관람석을 다 덮어야 하는데, 시야를 가리는 일이 없도록 내부 기둥 대신에 외곽 부분에 의해 지지된다.

세계 첫 돔구장은 1965년 개장한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애스트로돔이다. 습도가 높고 비가 잦은 지역이어서 돔구장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한다. 메이저리그 프로야구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홈구장이었다.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한 돔구장은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바닥부터 천장까지의 높이가 63m에 달하는 데다 대형 스크린 스코어보드를 갖췄다. ‘세계 제8의 불가사의’라는 말까지 들었다.

애스트로돔은 기대와 달리 문제가 많았다. 투명 합성수지로 만든 지붕이 햇빛을 투사해 선수들이 공을 놓치는 일이 빈발하자 지붕을 페인트로 칠했는데 그 결과 햇빛을 받지 못한 잔디가 모두 죽었다. 개장 이듬해 인조잔디라는 새로운 발명품으로 대체해 세계 첫 인조잔디 야구장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지금도 인조잔디를 ‘애스트로터프(AstroTurf)’라고 부른다. 애스트로돔은 2005년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큰 피해가 발생했을 때 수많은 이재민을 수용해 주목받았지만, 시설이 낡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이다.

일본에서는 1988년 개장한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 도쿄돔이 첫 돔구장이다. 흰색의 둥근 지붕이 달걀을 닮아 ‘빅 에그’라는 별칭이 있다.

국내 야구계의 숙원사업이던 돔구장이 4일 정식 개장했다. 지난 9월 완공된 고척스카이돔에서 이날 한국 대표팀과 쿠바 대표팀 간 ‘2015 서울 슈퍼시리즈’ 평가전이 열렸다. 우리나라 지붕 아래에서 공식 야구경기를 벌인 것은 처음이다. 고척돔은 최고 높이가 67.6m로 도쿄돔보다 높고, 야구경기 때는 1만8000여명이 관람할 수 있다. 내년부터 넥센 히어로즈의 홈구장이 된다. 협소한 좌석, 교통불편 등 불만이 줄을 잇는다. 제2, 제3의 돔구장을 지을 때 보완해야 할 사항이다.

박완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