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인 26일(현지시간)을 시작으로 블랙프라이데이(27일), 사이버먼데이(30일), 크리스마스(12월25일), 박싱데이(12월26일)까지 대대적인 세일 행사가 이어진다.
뭐니뭐니해도 이 중 가장 큰 세일 행사는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11월 마지막 주 금요일(올해는 11월27일)마다 열리는 블랙프라이데이다.
메이시스 백화점 맨해튼점은 블랙프라이데이 세일행사 개시 시점인 26일 오후 6시 현재 1만5천명의 고객으로 북적거리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보다 1시간 앞서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시작한 뉴욕 타임스퀘어 토이저러스 매장 앞에는 40명이 줄을 서 입장 순서를 기다리기도 했다.
매장 밖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쇼핑객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운전자들은 쇼핑몰 주차장을 빙빙 돌면서 주차 공간이 나기만을 기다렸다. 일부 운전자는 아예 쇼핑몰에 주차하는 것을 포기한 채 근처 건물의 남는 공간에 주차하고선 걸어서 쇼핑대열에 합류했다.
카트를 모으던 한 쇼핑몰 직원은 "1년 중 최악의 멋진 시간"이라며 웃었다.
전미소매업협회(NRF)는 1억3천580만명이 블랙프라이데이를 포함한 연휴 기간에 쇼핑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작년의 1억3천370만명보다 늘어난 것이다.
추수감사절 당일에는 3천만명, 블랙프라이데이에는 9천970만명이 각각 쇼핑에 참여할 것으로 NRF는 내다봤다.
올해 연말 쇼핑시즌 매출은 6천305억 달러(약 728조 원)로 작년보다 3.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버트 플릭킹어 소매업 분석가는 CBS뉴스에 "추수감사절부터 사이버먼데이까지 온·오프라인상에서 800억 달러가 지출될 것"이라면서 "이번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에 개인당 평균 지출액은 작년보다 3%가량 늘어난 800달러 이상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출 대부분은 차나 전자제품 등과 같은 고가 품목에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정된 대량 할인 품목을 사려고 추운 날씨에도 몇시간씩 매장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현상이 올해도 여전했지만 온라인 쇼핑이 새로운 대안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주요 소매업체의 판매실적을 실시간으로 집계하는 어도비 디지털 인덱스(ADI)에 따르면 추수감사절 당일 12시간 동안의 온라인 매출이 대형TV, 게임 콘솔, 컴퓨터 등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작년보다 24% 늘었다.
대형 인터넷쇼핑 업체의 매출실적을 집계하는 채널 어드바이저도 매출이 31% 증가한 아마존닷컴을 비롯해 추수감사절 자정부터 정오까지 회원사들의 동일점포 매출이 50% 증가했다고 밝혔다.
플로리다 올랜도에 사는 존 카파비앙카는 NBC방송과 인터뷰에서 "매장마다 사람들이 너무 많다"면서 "온라인 쇼핑으로 붐비는 인파를 피하면서 더 값싸게 물건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열풍은 미국을 넘어 영국으로도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맨체스터 미들턴에 있는 테스코 매장 앞에서는 200명의 쇼핑객이 재고물량이 소진됐더라도 약속한 할인가격에 물건을 팔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반면 '묻지마'식 블랙프라이데이 쇼핑의 소비지상주의에 반발하는 소비자운동도 온라인에서 힘을 얻고 있다.
에든버러 출신인 샘 머신은 페이스북에서 '금요일에 아무것도 사지 않기'(Buy Nothing Friday) 이벤트를 벌여 3만명의 지지를 끌어냈다.
머신은 이벤트 페이지에서 "10% 싼 TV를 구매하려고 전쟁을 치르는 대신 친구를 안아주거나, 부모님에게 전화를 하거나, 산책하면서 가을 바람을 느껴 보는 것이 기분 전환에 훨씬 좋을 것"이라면서 "온종일 아무것도 구매하지 않는 우리 이벤트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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