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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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염기훈·김신욱 ‘박빙’… MVP경쟁 ‘안갯속’

K리그 클래식 정규시즌 내일 종료… 내달 1일 시상식
‘MVP는 나의 것’

지난 3월 개막해 숨가쁘게 달려온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정규리그가 29일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전북 현대가 일찌감치 2연패를 확정지었지만 시즌 최고 선수를 가리는 MVP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프로축구 연맹이 발표한 MVP 후보에는 이동국(전북 현대)과 염기훈(수원 삼성), 김신욱(울산 현대)이 올라 있다. K리그는 프로야구와 달리 팀 우승 공헌도가 가장 높은 선수를 MVP로 뽑는 게 관례로 돼 있다. 지난해까지 32년 동안 29명의 MVP가 우승팀에서 나왔다.

이런 ‘우승팀 관례’를 따르면 올해는 프로 18년차의 베테랑 이동국의 생애 4번째 수상이 유력하다. 그는 27일까지 K리그 클래식 37경기 중 33경기에 나서 13골·5도움을 기록했다.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렸고, K리그 득점랭킹 4위에 올라 있다. 2009년 초 성남 일화에서 퇴물 취급을 받다가 전북으로 둥지를 튼 이동국은 주장으로서 득점 1위를 달리던 에두와 에닝요가 시즌 도중 이적하는 등 위기를 맞을 때마다 팀의 중심을 바로잡은 공이 크다. 그렇다고 다섯 자녀를 둔 ‘다둥이 아빠’ 이동국이 MVP 수상에 무조건 유리하다고 장담하기 힘들다. 이동국이 과거 3차례 MVP를 수상할 때 득점 1위(2009년) 도움 1위(2011년) 득점 및 공격포인트 2위(2014년) 등 각종 공격 부문에서 최정상급 기록을 선보인 것과는 달리 올해는 다소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이동국의 라이벌로는 ‘왼발의 달인’ 염기훈이 꼽힌다. 노장 취급을 받아 올 시즌 수원과 1년 재계약한 염기훈은 ‘회춘했다’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시즌 내내 꾸준하면서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도움 17개를 기록해 경쟁자인 콜롬비아 특급 몰리나(FC 서울)와 로페스(제주·이상 11개)를 크게 따돌리며 도움왕을 사실상 예약했고, 공격포인트에서도 24개(7골·17도움)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K리그 수준을 뛰어넘는 예리한 크로스와 프리킥으로 주가를 높이며 슈틸리케호 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다. 염기훈은 이런 수훈을 앞세워 지난 9월 수원과 3년4개월의 연장 재계약에 합의하기도 했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도움 1위, A매치에서 복귀포 등 활약도 훌륭했다. 축구계에선 염기훈이 이동국을 기록에서 크게 압도하지 못하고 있지만 올해 보여준 활약상이 강렬해 선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 현대)도 이 둘에게 도전장을 냈다. 김신욱은 17골을 기록하며 2위 아드리아노(서울)에 2골 차, 3위 황의조(성남)에 3골 차로 앞서 있어 개인 첫 득점왕이 유력하다. 그는 17골 가운데 헤딩슛으로만 11골을 뽑아내는 ‘고공폭격기’로서 위용을 떨쳐 2013년에 이어 2년 만에 MVP를 노리고 있다. 득점왕이라는 확실한 비교 우위에도 불구하고 소속팀 울산이 상위 스플릿에 들지 못한 점이 핸디캡으로 작용하고 있다. MVP 뚜껑은 다음달 1일 오후 K리그 시상식에서 열린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