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위원장 연행을 위해 경찰력이 조계사에 투입된다면 이는 13년 만의 경찰력 진입 사태다. 경찰은 2002년 조계사에 진입해 파업 중이던 발전노조 조합원을 단 5분 만에 체포한 바 있다. 현재 조계사에는 스무명 남짓의 스님들만 거처하고 있어 경찰이 진입한다면 사실상 물리적인 저지가 어려운 실정이다.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이 기거하고 있는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에서 경찰들이 근무를 서고 있다. 이제원기자 |
화쟁위는 지난 19일 ‘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픕니다’라는 첫 입장문을 통해 민노총 중재 제안을 수락하면서 ‘당사자와 정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지혜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4일에는 2차 연석회의를 열고 ‘평화로운 시위 정착에 모두가 노력하자’ ‘대화 주최 측과 경찰 및 정부가 참여하는 대화의 장 마련에 힘을 다하겠다’ ‘범종교계가 함께 지혜로운 해법을 모색하자’는 결과문을 발표했다.
27일 오전 민주노총 간부들이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의 거취 문제에 대한 입장이 담긴 발표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한편, 종단은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내달 5일 서울광장에서 1만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개최한다는 계획과 관련해 지난 25일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제9차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를 열고 ‘대국민 호소문’을 내놓은 바 있다. 스님들은 호소문에서 ‘집회 주최 측은 평화롭게 시위하고, 경찰은 적법하게 질서가 유지되도록 해달라’ ‘정부와 국회는 다양한 국민들의 여론을 듣고 해법을 모색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거취 관련 입장발표문이 발표된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 불교여성개발원 앞에 경찰력이 배치돼 있다. 연합뉴스 |
화쟁위 정웅기 대변인은 “비폭력 평화가 제일 원칙이며, 기도로 우리의 마음을 전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어디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정성수 문화전문기자 tol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