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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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럭셔리 와인이 몰려온다

입력 : 2015-11-29 21:30:43
수정 : 2015-11-29 23: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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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와인 전시회 열려
보데가 아르수아가 등 24개 Top 와이너리 방한

스페인 와인 전시회 현장
정열적인 투우와 축구의 나라 스페인. 국내총생산(GDP) 세계 14위의 선진국이지만 한동안 스페인 와인은 ‘싸구려’ 취급을 받았다. 실제 한국무역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해 스페인 와인의 수입량은 5815t으로 칠레(7049톤)에 이어 2위다. 하지만 톤당 수입단가는 스페인 와인이 1990달러로 수입국 10개국중 가장 낮다. 남아공(2453달러), 칠레(4349달러), 아르헨티나(5224달러)나 보다 낮다. 프랑스 와인은 톤당 가격(1만2872달러)이 스페인 와인의 6배를 넘는다.

그러나 스페인 와인은 지난해 수입량이 전년 대비 20%나 증가할 정도로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한국인들의 와인 수준이 떨어지고 싼 와인만 찾기때문에? 결코 아니다. 스페인 와인 수입이 늘고 있는 것은 품질 대비 합리적인 가격 때문이다. 한마디로 가성비가 좋다는 얘기다. 품질이 좋은데다 가격마저 저렴하다면 소비자에게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일이다.

 스페인 와인이 한국음식과 페어링이 잘된다는 점도 인기의 한 배경이다. 스페인 와인의 포도품종은 가르나차(Garnacha),  템프라니요(Tempranillo)로 대표된다. 가르나차는 스페인에서 가장 비싼 레드 품종이다. 프랑스에서는 그르나슈(Grenache)로 불리는데 교황의 아비뇽 유배 시절 스페인에서 프랑스로 도입됐다. 교황이 즐겨마시던 포도 품종 중 하나라는 뜻이다. 템프라니요는 척박한 환경에서 잘자라며 가죽향, 흙냄새가 나는 독특한 품종이다. 이런 포도품종의 특징이 김치 등 다소 강한 한식과 서로 보완하며 시너지를 일으킨다.  

세미나와 시음회를 통해 이런 스페인 와인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25일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는 스페인 대사관 상무부 주최로 스페인 럭셔리 와이너리가 대거 참가하는 ‘스페인 와인 전시회(Spain Wine Exhibition)’가 열렸다. 이번 전시회에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생산지인 리오하(Rioja), 리베라 델 두에로(Ribera de Duero)는 물론, 프리오랏(Priorat), 카바(Cava), 페네데스(Penedes), 쉐리(Sherry), 나바라(navarra)등을 포함한 스페인 전역에서 온 24개의 와이너리가 럭셔리한 와인을 선보였다. 매년 11월 열리는 스페인 와인 전시회는 올해로 제 9회째다.

 토로(Toro), 나바라(Navarra), 라 만차(La Mancha)와 같이 전통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의 와인까지 아는 와인 애호가가 증가했을 정도로 매년 한국 소비자들의 스페인 와인에 대한 관심은 크게 늘고 있다. 현재 스페인 와인은 국내 수입 물량에서 2위, 총 수입액에서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스페인 와인은 약 1400만달러, 700만리터가 수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스페인 와인중 특히 주목받은 와이너리는 스페인 최고급 와인 산지로 유명한 리베라 델 두에로(Ribera del Duero) 지역의 최고의 와인 생산자 보데가스 아르수아가 나바로(Bodegas Arzuaga Navarro )다. 1990년대 초 스페인의 패션 재벌인 플로렌티노 아르수아가(Florentino Arzuaga)가 설립한 와이너리로 짧은 역사에도 불구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포도밭은 스페인의 최고급 와인생산자로 인정받는 핑구스(Pingus)와 베가 시실리아(Vega Sicilia) 포도밭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최고의 와인 뒤에는 최고의 와인메이커가 있는 법. 와인 생산을 책임지는 조지 몬존(Jorge Monzon)은 베가 시실리아와 도멘 드 라 로마네 꽁띠를 거쳐 2004년 여름부터 아르수아가에서 일하고 있다. 양질의 포도와 실력있는 와인메이커와 결합을 통해 최고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는 셈이다.

보데가 아르수아가 파고 플로렌티노를 소개하는 관계자
대표적인 와인은 보아무역에서 수입하는 파고 플로렌티노(Pago Florentino). 보데가 아르주아가의 오너인 플로렌티노 아르주아가가 본인의 이름을 걸고 만드는 프로젝트 와인이다. 이 와인은 스페인 최고 등급인 비노 드 파고(Vino de Pago) 등급이다. 스페인 와인은 테일블 와인 급으로 가장 낮은 등급인 비노 드 메사(Vino de Mesa) 부터 비노 드 파고까지 총 6개의 등급으로 나뉜다. 현재 파고 등급은 총 8개다. 파고 플로렌티노는 생기 넘치는 과실향과 오크향, 여러 구운향이 어우러지며 강렬하고 뜨거운 기후를 반영하듯 풀바디에 실키하고 여운을 남긴다.

 
보데가 아르수아가 레세르바
GLK와인에서 수입하는 아르수아가 레세르바(Arzuaga Reserva)  2012은 템프라니요 95%와 메를로 5%로 블렌딩됐고 비단결처럼 부드러운 섬세함과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보데가 로메로 데 아빌라 살쎄도의 포르텐토 크리안자를 소개하는 관계자
보데가 로메로 데 아빌라 살쎄도(Bodegas Romero de Avila Salcedo)는 세계에서 가장 광활한 빈야드가 위치한 까스띨랴라 만차(Castilla La Mancha)중에서도 상급산지인 라 솔라나(La Solana)에서 3대째 가족경영을 이어가는 와이너리이다. 1300헥타르에 달하는 넓은빈야드를 소유하고 있다. 

특히 템프라니료 품종에 집중하며 세가지 다른 타입의 와인을 생산하는데 오크숙성 없는 영한 와인과 3개월간 오크숙성하는 로블(Roble), 6개월간 오크숙성하는 크리안자(Crianza)다. 
포르텐토 크리안자
 포르텐토 크리안자 (Portento Crianza)는 템프라니요 85%와 카베르네 쇼비뇽 15%로 구성된다. 잘여문 무화과잼의 향과 살짝 그을린 삼나무의 부케가 고혹적으로피어 오른다. ‘Portento’는스페인어로 경이롭다는 의미다. 
돈 하꼬보(Don Jacobo) Altos de Corral 소개하는 관계자



꼬도르니우(Codorniu), Legalis 소개하는 관계자

보데가 데 라 마르께사 발세라노, Valserrano Finca Monteviejo 소개하는 관계자

 


상급와인으로 20개월간 숙성시키는 테스티고(Testigo)가 있다. 템프라니요 70%, 카베르네 쇼비뇽 20%, 시라 10%가 블렌딩됐다. 필터링을 하지 않았다. 스파이시하며 오크 숙성에 따른 토스티, 바닐라 부케가 어우러진다. 
칸 라폴스 델스 카우스(Can Rafols Dels Caus), La Calma 소개하는 관계자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