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팀 선수 한 명이 회색을 영어로 외치자 옆에 있던 선수가 양손을 모아 공을 힘껏 쳤다. 분홍색 공이 2쯤 날아갔을까. 회색조끼를 입은 선수 네 명이 우르르 달렸고 공을 잽싸게 들어올리며 자리를 잡았다. 이어 회색조끼를 입은 선수 팀에서 “옴니킨 블랙!”을 크게 외치고 공을 때리자 이번엔 검은 조끼를 입은 선수들이 뛰었다. 선수들은 혹시나 공이 바닥에 떨어질까봐 온몸을 던져 받아냈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관악구 미성중학교 체육관. 이 학교 킨볼부 학생들은 여느 때처럼 수업을 마치고 체육관에 모여 운동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 22일 충북 충주체육관에서 열린 2015 전국학교스포츠클럽 킨볼대회 여자 중등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서울 미성중 스포츠클럽 킨볼부 학생들이 지난달 25일 서울 관악구 미성중학교 체육관에서 킨볼 경기를 펼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킨볼 경기를 처음 보는 사람은 다른 구기 종목보다 큰 공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킨볼공은 지름 1.22, 무게는 약 1㎏이다. 혼자서는 절대 공을 잡을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뉴스포츠 종목보다 더 협동심이 요구된다. 미성중 킨볼부 김동찬 교사는 “큰 공을 잡기 위해서는 선수들 간의 호흡이 중요한데 그 과정에서 서로의 믿음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킨볼의 또 다른 특징은 한 경기를 세 팀이 동시에 치른다는 점이다. 각 팀 당 4명씩 총 12명이 한 게임을 뛴다. 이 특성 때문에 점수 산정방식이 독특하다. 공격팀이 공격에 성공하면 공격과 수비에 가담하지 않은 세 번째 팀도 함께 점수를 얻는다. 약자를 배려해 일방적인 경기 운영을 방지하는 규정도 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