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에서 패배를 모르던 강팀들이 연이틀 쓴맛을 봤다. 3일 선두 고양 오리온은 7위 부산 kt에, 2일 2위 울산 모비스는 5위 원주 동부에 각각 덜미를 잡혔다. 하위팀이 상위팀을 잡을 수 있었던 데는 팀 내 노장의 투혼이 빛을 발한 덕분이다.
kt는 오리온을 95-85로 물리치고 플레이오프 진출의 마지노선인 6강권 진입을 호시탐탐 노릴 수 있게 됐다. kt 조동현 감독은 승리의 공을 박상오(34)에게 돌렸다. 박상오는 지난달 29일 전주KCC전에서 옆구리를 다쳐 갈비뼈에 실금이 갔다. 움직일 때마다 미세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아픔을 참고 뛰었다. 부상 중에도 그는 양 팀 통틀어 가장 오랜 시간(37분30초) 코트를 누비며 12득점 4리바운드를 올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아픈 와중에도 몸을 날리는 허슬 플레이를 보이며 팀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동부의 노장 김주성(36) 역시 나이를 잊은 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다. 시즌 초반 김주성이 발가락 골절로 코트에서 한 달여 물러나 있자 동부는 5연패로 흔들렸다. 하지만 그가 다시 돌아오면서 상승세를 탄 동부는 최근 3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주성은 모비스전에서 10득점을 올리며 개인 통산 9351점을 쌓아 문경은 서울 SK 감독(9347점)을 제치고 이 부문 3위로 올라섰다. 모비스전에서 주연은 30득점을 쏘아 올린 단신 외국인 선수 웬델 맥키네스(192㎝)이지만 그의 작은 키를 보완해준 김주성(207㎝)의 존재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최형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