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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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는데 새것보단 중고…온라인몰 중고거래 50%↑

휴대전화·유아용품·리퍼브 제품이 인기품목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온라인몰의 중고품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오랜 불황에 합리적인 소비가 늘어난데다 중고품 거래 관련 서비스가 확대된 점이 활성화의 주 이유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는 올해 1월 1일부터 12월 3일까지 중고 거래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8% 성장했다. 11번가의 중고거래는 2012년부터 매년 50% 이상 증가하고 있다.

특히 흠집, 색상 등 미세한 문제로 반품된 상품이나 전시 상품 등 이른바 '리퍼브(Refurb)' 제품의 거래가 크게 늘었다.

새 상품과 다름없는 전시상품 등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고 애프터서비스(A/S)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11번가는 가전과 휴대전화 등 디지털기기, 레저용품, 가구 등 다양한 리퍼브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정건길 11번가 중고 담당 상품기획자(MD)는 7일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학생과 사회 초년생을 중심으로 한 20∼40대가 리퍼브·중고제품을 주로 구매하고 있다"며 "유아도서 및 중고서적을 찾는 소비자도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옥션에서는 올해 1∼11월 중고물품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늘었다.

유아·아동용 신발·가방·잡화 판매가 82%로 가장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가방·패션잡화(64%), 주방가전(58%), 카메라·액세서리(54%), 남성의류(48%)도 판매량이 뛰었다.

최근에는 휴대전화 교체 주기가 짧아지며 온라인 중고 휴대전화 거래가 주목받고 있다.

옥션 중고장터에서 휴대전화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55% 늘었다. 현재 중고장터에는 3천여개의 중고 휴대전화가 매물로 나와 있다.

옥션 관계자는 "최근 장기 불황으로 저렴한 가격의 중고품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디지털기기, 육아용품 매물 가운데 새것과 같은 중고품들이 많아지면서 중고 거래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부담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중고 거래 규모가 커지면서 관련 서비스도 강화되고 있다.

옥션은 중고장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편하고, 안전결제 서비스를 통해 주문한 상품을 받지 못하면 돈을 떼이거나 엉뚱한 상품을 받는 불상사를 줄였다.

또한 판매자의 발송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택배서비스를 개선하는 등 거래 활성화 지원책도 마련했다.

11번가는 복잡한 상품등록 절차 없이 수거부터 검품, 판매 후 입금까지 전문업체가 대행해주는 휴대전화, 컴퓨터, 디지털카메라, 명품 매집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11번가는 중고폰 온라인 전문매장 '안심 중고폰샵'을 열고 중고서적 전문 '개똥이네'를 입점시키는 등 중고 전문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연합>